새터민 청소년들 ‘제주환경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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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청소년들 '제주환경체험' 동병상련에도 환한 웃음이 '가득'
  • 기사등록 2005-10-28 19: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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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기간 경제난으로 인해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새터민(탈북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새터민 청소년들에게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환경관리공단(이사장 이만의)은 27일부터 31일까지 '새터민 청소년 제주도 환경체험' 행사를 마련, 제주도 일원에서 진행중에 있다. 새터민 청소년 33명은 27일 오후 김포공항을 출발, 곧바로 제주에 도착했으며 생태·숲해설·환경전문가와 사회복지지도사 등 자원봉사자 10명과 공단 홍보팀의 안내로 탐방이 이뤄지고 있다.


28일 오전 제주의 한 승마장을 찾아 말 타는 법을 배운 새터민 청소년들은 모처럼 동질성을 갖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임인데다 '환상의 섬' 제주를 직접 찾았다는 사실에 마냥 즐거워했다.


승마장에서 만난 유모군(23·동국대 중문과 3학년 ◀사진)은 여느 대학생과 다름없는 활기찬 모습으로 기자를 대해 북한 출신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유군은 아버지 유한열(54 가명)씨와 여동생 유영희양(가명, 연세대 1학년)과 함께 지난 '97년 1월부터 남한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유군 가족은 중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의 도움으로 지난 96년부터 1년간 중국에 머물면서 한국 정착에 앞선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고.


유군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주최측에 감사한다"면서 "어린 나이 때부터 남한에 정착해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남한 문화에 적응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사업가로 대성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귀뜸했다.




유군의 밝은 표정과 달리 같은 새터민 청소년인 조용한군(25 , 가명◀사진)의 경우, 아직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역력히 느껴졌다. 조군은 '03년 1월 단신으로 남한에 들어왔다. 북한에서 고등학교를 조업한 조군은 남한에 도착한 뒤 곧바로 운전면허를 취득, 두 군데 직장을 옮겨 다니면서 돈을 벌었고 지난 5월에는 브로커에게 7백만원을 주고 어머니 옥선화(가명, 48)씨를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 실직한 뒤 직업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조군은 "많은 사람들이 새터민(탈북자)을 조선족으로 취급하면서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남한에서 통용되는 용어들도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데다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도 구직에 큰 장애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이번 '제주도 환경체험'에 참가한 새터민 청소년들은 자원봉사자들과 공단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4박5일간 제주도 일대를 돌며 풍력발전단지 및 하수처리장 등 환경시설 견학과 제주지역 습지와 동·식물들에 대한 생태탐방을 하게 된다. 아울러 오름 등반, 승마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자신감을 기르고 남한사회를 이해하는 전문가 조언도 청취하게 된다.


환경관리공단 이철민 홍보팀장은 "'새터민 청소년 제주도 환경체험' 행사는 소외계층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마련됐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새터민 청소년들이 국내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감을 키워 빠르게 우리사회에 적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햇다. 이어 "공단은 향후에도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문화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터민'이라는 명칭은 '탈북자'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 당사자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로부터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통일부가 국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만든 새로운 용어다.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좋은 뜻의 명칭을 사용해 새터민들에게 자신감과 긍지, 유대감을 갖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도 환경체험에 참가한 새터민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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