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엔 세미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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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책임연구원(한국수권환경연구센터)


남·북한강이 만나는 곳 '두물머리', 한강의 본류를 이루는 이곳은 한자로 표기되면서 양수리(兩水里)라는 지명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양수리에 들려 자연에 취해 본 사람들은 '두물머리'라고 옛 지명으로 바꿔 부르는 일이 허다하다. 두물머리의 이른 아침 물안개와 팔당호에서 한가히 노니는 오리 등 잔잔하면서 평화로운 정경은 자연스레 '두물머리'라는 지명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북한강은 각각 그 깊은 물줄기가 소리 없이 묵묵하게 흘러가는데 두 줄기 물이 만나는곳인 '두물머리' 역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물머리에는 줄(Zizania latifolia), 연꽃(Nelumbo nucifera), 마름(Trapa japonica), 붕어마름(Ceratophyllum demersum), 어린연꽃(Nymphoides indica) 등 수많은 수생식물이 분포해 꽃을 피우고 물고기와 물새들의 쉼터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더욱 평화롭고 고요한 정경이다.


수생식물이 잘 보존된 곳은 육지로부터 수계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의 부하량을 감소시키고 인근 수계를 정화한다. 특히 대형 수생식물은 BOD를 감소시키고 질소, 인 및 그 밖의 중금속 오염물질을 흡수해 수계의 오염물질 농도를 효율적으로 감소시킨다. 아열대 지방에서 일부 대형 수생식물은 수계의 질소와 인을 각각 91%와 70%이상까지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Aoyama et al., 1986; Tripathi et al., 1991).


식물은 생명체의 근간이다.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 주는 소중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태적 지위를 나누면 생산자라 불린다. 즉 독립영양생물(autotrophs)이다. 식물을 제외한 동물은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s)이다. 식물이 존재해야 동물이 비로소 존재 할 수 있다. 그래서 식물은 생명체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기둥이 흔들리면 동물로 구성된 집은 무너지게 된다.


두물머리는 수생식물 군(群)이 매우 발달돼 수생태계도 매우 안정적이다. 두물머리엔 또, 세미원(洗美苑)이라는 연꽃전시장이 들어서 있는데 사계절 내내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로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했다.


세미원(洗美苑)은 장자에서 나오는 '觀水洗心(관수세심), 觀花美心(관화미심):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에서 따온 말이다. 도심 생활에서 더럽힌 마음과 몸, 지친 마음을 모두 씻어내라는 의미로 수도권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세미원에 들어서는 입구엔 '洗美苑'이라는 말 그대로 돌로 만들어진 빨래판이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빨래판 위를 서서히 거닐면서 먼저 여유로움을 갖게 되고 이어 세미원 온실에 자리한 연꽃과 수련들을 대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세미원'은 참으로 깊은 뜻과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세미원처럼 아름다운 야외정원이 함께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한사람 개인의 소유가 아닌 두물머리 '洗美苑'과 같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보전돼 수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런 곳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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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10-16 20: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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