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가 우리나라의 쌀과 함께 민족의 대표적 가축인 한우(韓牛)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학설을 제기했다.
축산연구소는 한국을 포함한 동북(東北)아시아 지역, 유럽, 아프리카, 인도 등지20개 소(牛) 품종들의 유전자(DNA) 분석결과, 한우는 인도종(印度種, Bos indicus)과는 완전히 별개의 품종이고, 유럽종(Bos taurus) 및 아프리카종(Bos taurus)과도 뚜렷한 유전적 차이를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전세계에서 사육되는 대부분의 가축 품종들은 유사이전(有史以前)에 야생원종(野生原種)으로부터 가축화(家畜化)가 이뤄져 분화된 것. 이중 가축화된 소는 지구상에 250여 품종이상이 존재한다. 이들은 학계에서 크게 유럽종(Bos taurus)과 인도종(印度種, Bos indicus)의 두가지 부류로 나눠지며, 그 중간형태의 교잡종(交雜種)들로 구별된다고 밝히고 있다.
가축우(家畜牛)의 기원은 야생원우((野生原牛, Bos primigenius Bojanus)며, 야생원우로부터 최초로 가축화(家畜化)가 일어난 곳은 지금의 중동(中東)아시아지역이었다. 그 시기는 BC 8,000∼6,000년경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축화된 소들은 이주민(移住民)들과 함께 세계 각 지역으로 이동(移動)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 교잡되면서 많은 품종들이 성립, 한우 또한 이런 과정 중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우는 기원(起源)이 지금의 중앙아시아지역에서 BC 4,000년경에 유럽종(Bos taurus)와 인도종(Bos indicus; Zebu)이 교잡돼 품종 형성이 이뤄진 장액우(長額牛)로 몽골, 중국 대륙 및 만주(滿洲) 등을 거쳐 한반도에 전래됐음이 현재까지의 정설(定說)이다.
축산연구소의 새로운 연구 결과는 소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DNA marker인 microsatellites(초위성체)를 이용해 동북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및 인도 등지에 분포하는 소 품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한우, 연변황우, 일본화우 등은 인도종인 견봉우(肩峯牛)와는 유전적 거리가 비교적 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종이나 아프리카종과도 유전적 배경이 상당히 다르게 분석돼 한우는 기존 학설과 달리 별개의 독립적인 가축화의 기원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축산연구소 동물유전체과 윤두학 연구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아프리카종은 유럽종과 별개의 가축화의 기원을 가진다는 외국의 연구보고와도 일치한다"며 "한우의 품종 형성 후에 인도 견봉우, 유럽우 등이 한우에 어느 정도의 유전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는 보이나, 한우의 품종 성립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설인 유럽종과 인도종간의 교잡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축산연구소는 한우가 중국의 황하(黃河) 및 양쯔강(陽子江)등 중국내륙지역에 분포하는 소 품종들과도 유전적으로 뚜렷이 구별돼 별개의 품종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