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이경율 회장(사)환경실천연합회
새물맞은 청계천,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개장 후 지난 10여일간 청계천광장을 비롯 5.8㎞ 구간의 청계천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28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47년동안 어두운 지하에 묻혀있다 모습을 드러낸 청계천은 도심에 찌든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새로운 관광명소로서 크게 환영 받을만하다. 그러나 지하에 숨어있던 청계천이 시민들 곁으로 나타났다고 해서 청계천 복원이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청계천은 하천 발원지부터 하류까지 자연적으로 흐르는 하천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유지용수를 흘려보낸다. 또, 청계천 물은 염소 소독을 하지 않고 미생물이 살 수 있도록 자외선 살균만 하고 수질과 수량을 확인·조절한다. 이렇게 인위적인 방법으로 청계천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자연하천에 비해 자정작용 능력이 떨어져 오염원에 노출될 경우, 그 회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유지ㆍ관리로 모터펌프, 대형변압기 등 전기료와 인건비만 연간 70억원의 유지관리 비용이 드는데, 청계천 유지를 위한 유지비 사용보다 진정한 생태하천으로의 복귀를 위한 생태 조사와 탐구 및 회복에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청계천이 곡류(구사형 하천)가 아닌 직선형 하천이라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 곡류하천으로 유속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울과 소가 형성이 되고 장기적으로 여기에 적합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수변 식생대가 형성될 수 있는 하천으로 복귀돼야 한다.
생태하천으로의 청계천 복원을 위해 정부의 투자와 연구도 계속돼야 하지만 시민들 곁으로 다가온 청계천의 주인이 바로 시민이기에, 청계천을 찾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청계천 복구에 참여해야 한다.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찾으면서 하루 평균 200∼250kg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버려진 휴지가 청계천 물살을 따라 흘러가는 경우도 종종 있는 상황이다.
서울 도심에 휴식처로 복귀한 청계천, 시내 한복판에 물이 흐른다는 사실만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청계천이 인위적인 모습을 벗고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한 부분으로 도심과 조화를 이루길 기대해본다. 아울러 진정한 생태하천으로의 복원에 정부와 시민 모두가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