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 기자
국내 축·수산업의 항생제 사용량이 생산량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4일 한국수의과학검역원에서 발표한 '연도별('01∼'04년) 항생제 판매실적'과 관련 외국자료를 분석한 '국내 축수산업의 항생제 오·남용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축·수산업의 항생제 사용량은 연간 1,500톤으로 이는 축산물 생산량이 우리나라의 1.2배 정도인 덴마크에(연간 94톤 사용) 비해 16배나 많은 사용량이며 축산물 생산량이 2배에 이르는 일본에(년간 1,084톤) 비해서도 1.5배나 높은 수치다. 또, 축산물 생산량이 무려 24배나 많은 미국도 항생제 사용량은 우리나라보다 3.8배 정도 많은 수준에 그쳐 축·수산업의 생산량 대비 항생제 사용량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임이라는 설명이다.
항생제 사용량을 축종별로 살펴보면 돼지('01∼'03년 평균 871,741kg)가 가장 많이 사용됐고 다음으로 닭(3년평균 350,975kg), 수산물(3년평균 192,699kg), 소(3년평균 109,500kg) 순이었다. 용도별로는 배합사료제조용(51∼56%)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다음으로 자가치료용(38∼43%), 수의사 처방용(6%)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품목별로는 테트라싸이클린계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설파제, 페니실린계 순으로 사용됐다.
참여연대는 "축·수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테트라사이클린계(특히 옥시테트라싸이클린) 항생제는 임산부나 소아에게 과다 투입했을 경우, 치아와 뼈가 황갈색으로 변하고, 태아의 골격 발육을 지연시켜 기형아가 태아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임신 4개월이 지난 임산부 및 소아에게는 투입하지 않도록 하는 항생제로 축·수산업에서의 테트라사이크린계 항생제 사용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또, "페니실린계 항생제도 인체 치료용으로 널리 사용되는데 임상환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90% 이상의 내성률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축·수산업에서의 페니실린 사용은 강력히 규제돼야 한다"며 "배합사료나 자가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선진국 추세에 비춰보면 우리나라는 항생제 오남용의 가능성이 폭넓게 방치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