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기자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추억의 차 '포니'를 타고 다니며 자동차 판매왕에 도전장을 낸 카마스터(자동차 영업맨)가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중앙대리점 최헌직(31 사진)씨는 군 제대 후 중고차 매매상에서 5년간 판매경험을 쌓은 뒤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영업에 뛰어들었다. 불과 석 달 남짓한 짧은 데뷔기간이지만 최씨는 남들이 쉽게 따라 하기 힘든 이색마케팅을 펼침으로써 벌써부터 주변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최씨의 이색마케팅 비법은 깔끔한 양복정장 등 이른바 핸썸 스타일로 고객을 찾아 다니는 기존의 평범한 영업맨 스타일에서 완전히 탈피함으로써 자신만의 신선한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 일단은 '튀고 보자'는 스타일 변신이 주 골자다.
스타일 변신을 통해 카마스터로서의 독특한 인상을 주기 위해 최씨가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추억의 차 '포니'를 성공파트너로 삼는 것. 현대차 포니의 성공신화가 자신의 카마스터 생활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어 주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어렵사리 포니2 픽업을 구입한 그는 비록 18년이나 된 오래된 차량이지만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빨강색으로 도색까지 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이로써 최씨는 한국 최초의 독자모델이자 자동차강국의 시발점이 된 포니를 영업전선을 뛰는 자신의 애마로 삼음으로써 자동차를 사려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씨의 스타일 변신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포니가 히트칠 무렵 대부분 학창시절을 보냈을 장년층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선뜻 지난 고교시절의 교복과 모자, 책가방을 자신만의 유니폼으로 착용키로 한 것.
회색빛 바지에 명찰 달린 청색상의 교복을 맞춰 입고 '高'자 모표가 그럴듯하게 달린 학생모까지 썼으니 앳돼 보이는 얼굴은 아니어도 모습만은 영락없는 학생이다. 또, 명찰에는 자신의 별명이라는 '포니 최'라는 글자까지 또렷이 새겨 넣었다.
최씨는 "그저 남들의 영업활동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절대 자동차 판매에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스타일 변신을 시도한 것"이라며 "결과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고객들의 반응이 꽤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한다.
최씨는 "옛 고교시절의 추억의 교복을 차려 입고 빨강색 포니를 몰고 다니는 자신을 고객들이 꽤나 흥미 있는 모습으로 지켜보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현대차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 자동차 판매에 대한 대화까지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 "어떤 고객은 '정말 옛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며, 즉석에서 술자리 요청을 해오기도 하고 가는 곳마다 명함을 달라는 고객들도 많아 불과 몇 달 밖에 안됐지만 자신의 고객리스트도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
최씨가 근무하는 현대차 울산중앙대리점 이상문 대표도 "겨우 수습기간 정도가 끝난 상황임에도 벌써 차량을 5대 이상이나 판매하는 등 카마스터로서의 출발도 매우 좋은 편"이라며 최씨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애써 마련한 포니를 성공파트너로 삼아 보다 차별화된 판매전략으로 반드시 전국 판매왕에 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입사원답게 자신의 판매왕 목표를 서슴없이 밝히는 현대차 카마스터 최헌직씨, 그는 요즘 또 다른 변신을 위해 마술공부까지 새로이 시작했다.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늘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때만이 자신의 목표달성도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