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묘문화 변화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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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국의 주요 공동묘지는 성묘, 벌초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매장이 장묘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설날, 추석, 한식 등의 날에 조상의 묘지를 찾아 인사를 드리고 살피는 이러한 성묘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좁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자연훼손의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매장에서 화장으로 장묘문화가 바뀌어 가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납골묘도 최근에는 호화, 대형화 추세를 보이면서 장묘문화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장묘문화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가 '수목장림 조성 연구용역'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수목장에 대한 시민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장(28.4%)보다는 화장(71.6%)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장후의 장묘법에 있어서는 납골(48%), 산골(散骨, 23.1%), 화장유골 매장(9.8%), 기타(수목장, 해양장 등, 19%) 순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납골에 대해서는 비싸다(21.5%), 유지관리가 불안정하다(17.7%), 주변환경과 조화롭지 못하고 이질적이다(15.3%)라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산골은 산골장소가 없다(50%), 각종 규제가 많다(17.7%), 산골시설이 불량하다(12.1%)고 답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양평 양동면 고려대 연습림에서 있은 김장수 고려대 농대 학장의 수목장.


장묘법 선호도에서 기타 의견으로 제시된 수목장(樹木葬)의 경우, 설문 대상자의 58.5%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해 아직 국민적 인지도 면에서는 매우 떨어졌다. 하지만 수목장에 대한 기본정보를 제공한 후 7점 척도 방식(1점 매우 바람직하지 못함∼7점 매우 바람직함)으로 수목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평균 4.88의 척도를 보여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목장에 대한 인식에 있어 남자(4.86)보다는 여자(4.90)가, 노년 및 중장년층보다는 청소년층이, 불교 신자보다는 천주교·기독교 신자가, 저학력자 보다는 고학력자가 좀더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수목장이 바람직한 이유로는 자연 및 국토훼손이 없음(29.7%), 나무의 성장을 통해 고인을 느낌(24.5%), 유골의 자연과 완벽한 동화(22.3%) 순으로 많았다.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로는 음지와 나무뿌리를 꺼리는 전통(25.6%), 조상을 모신 곳이란 느낌이 없음(21.7%), 유골을 소홀히 취급함(21.7%) 순으로 많았다.


이밖에 수목장 조성시 중요시해야 할 요소로는 숲의 아름다움과 접근성을 꼽았고, 수목장의 운영주체로 공공기관이 우선 조성, 관리 후 전문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수목장용 수목으로는 소나무(35%), 참나무(14%), 기타 상록수(33.3%)를 선호하고 비용은 200만원 이하(70.3%)로 저렴하게 이용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우혁 교수 연구책임자(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는 "최근 많이 지적되고 있는 매장, 납골 장묘법의 문제점들에 대해 조사 대상자들은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면서 "수목장의 경우, 아직 국민적 인지도는 낮으나 여성과 젊은 층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어 수목장은 향후 우리사회에서 대중적 장묘법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역별 인구수를 고려, 표본의 수를 지역별로 할당한 1,500여명을 대상으로 (사)한국산림정책연구회가 면접조사를 통해 실시했으며 최종 1,269명의 유효답변만을 분석했다.


산림청 김상균 산림휴양정책과장은 "수목장의 제도화를 위해 산림 관계법령을 정비하고 수목장림 조성을 위한 입지조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수목장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국유림에 수목장 시범림을 조성, 운영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수목장을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목장(樹木葬)이란 화장된 골분을 지정된 수목의 뿌리 주위에 묻어줌으로써 그 나무와 함께 상생한다는 자연회귀의 섭리에 근거한 새로운 장묘법. 지난 '99년 스위스에서 우엘리 자우터씨에 의해 창안됐고 현재는 독일, 영국, 일본 등으로 전파되어 대중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연친화적 장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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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09-14 17: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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