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세먼지 저감엔 고유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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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행정감사장 자리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홍보 한 건 주의'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고 작심한 듯 꼼꼼하게 준비해온 허준혁 의원(한나라당, 서초구)의 날카로운 질의로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제의 발단은 서울시가 허 의원에게 제출한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시 미세먼지의 농도가 전년 대비 11%까지 대폭 감소했다'는 자료 때문.


건물에너지 합리화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운행경유차 저공해화 ▲CNG차량 하이브리드 차량사업 ▲승용차요일제 ▲차 없는 날 ▲도로물청소 등, 그 동안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각종 정책사업의 효과로 이 같은 성과가 나타난 것처럼 포장돼 있는 자료집 어디에도 그러나 '고유가로 인한 승용차 운행 감소 덕'에 대목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승용차 감소와 관련된 신문, 방송 기사 등을 자세히 인용한 질의를 통해 허 의원은 "자동차 운행 감소로 심지어는 보험사들이 7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을 만큼 서울의 대기 질 개선과 미세먼지 감소는 정책적 효과보다 고유가 덕 아니었는가"질타하면서 서울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대기 질 개선과 관련된 각종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점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미세먼지는 혈액이나 뼈세포에 침투하여 축적되고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건강하던 사람도 천식이나 급성 폐렴 일으키고 폐암·심장병·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까지도 유발시킬 수 있는 무서운 존재이자 기형아 출산의 큰 원인"이라는 게 허 의원의 설명.


따라서 이 같은 통계야 말로 가장 진솔하게 발표해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인데, 지나친 한 건 성과주의로 마치 아직 최종 검증되지도 않은 정책 성공이 미세먼지 농도를 11%까지 낮춘 것으로 포장함으로써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것이 허 의원의 지적이다.


"미세먼지 농도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장기 대책 수립보다, 내년도 자료에는 정책 추진에는 성공했으나 늘어난 교통량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높아졌다는 식의 발표로 또 한 번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이 이날 환경수자원위원회 행감 자리에서 허 의원이 던진 마무리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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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11-13 21: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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