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 기자
서울시는 청계천복원사업 준공을 한달 앞두고 조선시대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를 세계 최대규모의 도자벽화로 만들어 설치 완료하고 오늘 오전 11시30분 반차도 도자벽화 제막식을 가졌다.
반차도는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있는 장통교를 중심으로 좌안 옹벽에 설치했으며 총연장 186m, 높이 2.4m의 작품이 병풍처럼 청계천을 휘감고 있어 청계천 문화복원의 의미를 되새겨 주고 있다.
이 작품은 30㎝×30㎝의 백자도판에 흑색판각본으로 된 원본을 전사방법으로 테두리를 그린 후 직접 채색해 소성을 한 후 총 4,960매 작품이다. 이를 하나하나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으며, 작품의 구성은 프롤로그, 서울의 옛 지도인 수선전도, 반차도, 에필로그의 4개 부분으로 되어있다.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영문으로 된 해설판을 작품에 맞춰 10개소를 설치했다.
반차도는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1795년 윤 2월에 사도세자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모친 혜경궁홍씨를 모시고 화성(수원)을 다녀와서 그 의전행렬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 왕의 행차가 창덕궁을 떠나 광통교를 건너 화성으로 가는 모습을 판각화로 그렸으며 1,779명의 인원과 779필의 말이 표현되어 있다.
김홍도 등 당대의 일류 화가들이 그린 것으로 왕조의 위엄과 질서를 장엄하게 표현하면서도 낙천적이고 자유분방한 인물묘사가 돋보이고 있다. 왕실 기록화이자 한 폭의 커다란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이 반차도는 당시 행차의 격식과 복식, 의상, 악대구성 등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반차도가 추진된 과정은 조흥은행에서 지난해 가을에 청계천복원사업의 문화 공간조성에 참여의사를 밝혀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한 결과 반차도 도자 벽화를 기증설치하기로 결정하고 금년 4월부터 작품제작을 시작해 5개월 만에 반차도 도자벽화를 설치 완료하게 됐다.
도자벽화 설치는 청계천이 환경·생태복원 뿐만 아니라 광통교와 함께 문화복원의 의미까지도 더해질 수 있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하나의 문화 유산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작품의 기획은 (주)영컴(대표 이성석), 고증은 한영우 교수(전 서울대), 도예 자문은 강석영 교수(이화여대), 도자제작은 이헌정 작가(바다공방)가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