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숲에서 만나는 우리 나무와 풀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 9월을 맞아 산림청이 선정한 '9월의 자연'(나무 마가목, 풀 물봉선, 곤충 왕물결나방, 자연휴양림 신불산폭포)을 통해 가을철 숲을 체험해본다.


빨간 열매가 탐스럽고 약이 되는 '마가목'


조상들은 산과 들에 자라는 풀과 나무에 대해 오랜 경험과 지혜로 우리만의 독창적인 민족의학을 발전시켜 왔다. 민족의학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동의보감이 탄생됐고, 과학적인 증거는 부족하지만 세대를 거치면서 입과 입으로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이 발달하게 됐다. 9월에 열매가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며 한방과 민간에서 식용, 약용 및 기호식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마가목이 9월의 나무로 선정됐다.




장미과에 속하는 마가목(사진)은 높이 6∼8m정도로 자라는 낙엽성의 중간키나무로 해발 800m이상의 높은 산에 자생하는 고산성식물이다. 6월에 흰색 꽃이 피고 열매는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마가목은 한자로 '마아목(馬牙木)'이라 부르던 것이 변해 '마가목'이 된 것이다. '마아목'이란 봄철 겨울눈에서 싹이 돋아 날 때의 모습이 마치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오른다고 해서 붙여졌다.


목재는 단단하고 탄력이 있어 예전에는 나뭇가지로 지팡이를 만들었는데 노인들의 신경통과 중풍에 좋고 잔병이 없어진다고 믿어 장수의 상징처럼 여겼다고 한다. 최근에는 공원수나 가로수 등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 있는데 가을에 찬바람이 불 때쯤이면 빨간색으로 나무 전체를 뒤덮는 열매가 매우 인상적이다. 또, 6월의 하얀 꽃은 향기와 꿀이 많아 벌과 나비를 유인하고, 늦가을의 붉은 열매는 새들의 먹잇감으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마가목은 약용으로 나무껍질, 가지, 열매 등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사용되는데 다스리는 질환도 다양해 한방과 민간에서 중풍, 호흡기 및 관절질환의 약재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잔가지나 열매를 차나 술로 만들어 마셔도 그 우려난 향과 맛이 일품이다.


봉선화를 쏙 빼어 닮은 가을의 전령사 '물봉선'


여름과 가을의 길목에서 주위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산골짜기의 물가를 터전으로 자줏빛의 붉은 꽃이 절정을 이루며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물봉선'이 9월의 풀로 선정됐다.


물봉선의 꽃은 한여름 손톱에 물들이는 추억이 담겨있는 봉선화의 꽃모양과 비슷해 대게 사람들은 이 꽃을 처음 봐도 낯설기보다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 물봉선은 중국 원산의 봉선화와는 달리 우리 자생식물만이 갖는 소박하고 수줍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 꽃의 이름은 꽃모양이 마치 봉황새를 닮았다고 하는 의미의 '봉선화'에 물을 좋아하는 특성을 따서 붙여졌다.


봉선화과에 속하는 물봉선은 전국 산골짜기의 냇가에 자생하며 높이 30∼60cm정도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서 관상과 약용으로 쓰이는 자생식물이다. 산에서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식물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의 생활주변에 까지 심지는 않고 있지만 공원 습지의 응달진 곳에 씨를 뿌려 놓으면 저절로 물봉선 끼리의 무리를 이루고 꽃을 피워 아름다운 경관을 이룰 수 있다.


약용으로는 민간에서 해독과 염증제거 작용이 있다고 하여 타박상과 곤충이나 뱀에 물렸을 때 사용한다. 또 어린잎은 나물로도 이용하지만 식물체에 아린 맛을 내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식용으로 할 경우 끊인 물에 충분히 우려내야 하고 특히, 관절염, 통풍, 결석, 위산과다증이 있는 사람은 이 식물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물결모양의 화려한 날개를 뽐내는 '왕물결나방'


날개에 물결모양의 무늬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날개 편 길이가 무려 100∼120mm로 매우 크고 우람해 날개 짓을 하는 모습이 마치 새가 날아오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하는 '왕물결나방'이 9월의 곤충으로 선정됐다.




왕물결나방(사진)은 아직도 산림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따금씩 눈에 띄는 곤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숲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광릉을 비롯하여 강원도 등 산간지방에서 가끔 관찰된다. 국외에는 중국, 러시아극동 지역에 분포한다.


어른벌레의 몸길이는 30∼45mm이고 날개 편 길이는 100∼120mm정도로 매우 크다. 더듬이는 암수 모두 빗살 모양이며 짧은 톱니를 가졌다. 몸은 갈색 내지 흑갈색이고, 앞날개의 중앙 띠무늬는 가운데 맥 사이에서 갑자기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며, 끝부분은 회갈색을 띤다. 앞날개의 끝부분에서 약간 안쪽을 따라서는 뾰족한 돌기모양의 무늬가 7개 가량 일정하게 정렬되어 있다. 뒷날개의 안쪽은 흑갈색이고 바깥쪽으로는 흑색의 잔물결 무늬가 있다. 이같은 물결 모양의 무늬가 안쪽의 흑갈색부분을 절반정도로 나눠주는데, 이 무늬는 날개 앞부분에서 갑자기 구부러져 있고 가운데 부근에서 바깥쪽을 향해 볼록하게 돌출해 있다. 가슴과 배 부분에는 흰색 또는 연한 회갈색 털로 덮여 있을 뿐 아니라 흑색 줄무늬도 발달되어 있다.


애벌레가 다 자라면 몸길이가 70mm 정도이며 흑갈색 무늬가 폭넓게 퍼져 있고 가슴과 복부에 있는 다리는 흑색을 띤다. 번데기는 흑갈색으로 길이는 45mm 내외다. 어른벌레는 늦봄부터 8월까지 우화하며, 교미를 마친 암컷은 잎 뒷면에 한 개씩 알을 낳는다. 알 기간은 약 9일 정도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4회의 허물벗기를 통해 성장하며 이들은 땅으로 내려와 흙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애벌레는 몸집이 매우 크며 먹는 양이 많아 때로는 먹이식물의 잎을 거의 다 먹어버릴 정도로 식성이 왕성하다. 그러나 흔히 관찰되는 해충은 아니며 주로 산간 지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벌레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산누에나방과 비슷한 모양을 보인다. 알려진 먹이식물로는 쥐똥나무를 비롯해 사철나무, 수수꽃다리 등이 있다.


억새군락의 은빛풍경을 만킥할 수 있는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영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신불산에 자리잡고 있으며, 가을철 단풍과 함께 억새군락지에서 뽐내는 은빛풍경을 한번에 만끽할 수 있는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이 9월의 자연휴양림으로 선정됐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은 해발 1천m 이상의 7개 산국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의 두 번째 고봉인 신불산(1,209m) 자락에 위치하며, 주 계곡은 기암괴석과 다양한 수종의 천연림으로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특히 청정수가 흐르는 계곡의 중간지점에 유명한 파래소 폭포가 있는데,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만들어내는 하얀 물보라와 내골의 깊은 계곡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기도 했던 이곳은 바라던 대로 이뤄진다고 해서 '바래 소'로 불려지다 뒤에 '파래소' 폭포로 이름이 붙여졌으며 지금도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내왕이 잦은 곳으로 폭포 중심은 명주실 한타래를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깊고 푸르다.




신불산은 울산광역시의 산 중 두 번째 높은 산으로 간월산과 영축산 능선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지는 고원지대는 풍충지대로 임목이 자라지 못해 억새밭(사진)을 이루고 있어 마치 알프스산맥과 같다해서 '영남알프스'란 별칭이 있다. 특히 가을철은 은빛풍경이 장관을 이루는 영남알프스의 대표적 억새군락지이기도 하다.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숲속교실, 야영데크, 오토캠프장 등 휴양시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신불산 정상, 간월산, 간월재, 전망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수려한 산세를 만끽할 수 있으며, 다양한 나무와 풀을 관찰할 수 있는 숲체험코스는 많은 휴양객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휴양림주변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통도사, 신라때 도의국사가 창건한 석남사, 그 외에 삼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 더운 김이 올라 밀양의 신비로 불리며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된 밀양 얼음골, 표충사, 테마공원인 통도환타지아 등 많은 볼거리가 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05-08-31 23:53:0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