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 기자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체물리센터의 최민호 연구원은 새로 태어나는 별에서 분출되는 제트와 암흑성운 사이의 정면충돌 장면을 세계 최초로 포착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9월 10일자 천체물리학 저널 (ApJ :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에 관측된 전파영상(아래사진)에는 두 줄기의 제트가 보이는데, 이 가운데 한 줄기는 원시성(NGC 1333 IRAS 4A)으로부터 북동쪽(위 왼쪽)으로 흐르고, 다른 한 줄기는 남서쪽(아래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다.
◀원시성분출류와 암흑성운의 충돌
이 영상에서 남서쪽 제트가 곧게 뻗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동쪽 제트는 중간 부근에서 급격하게 꺾여진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 박사는 SiO 영상과 주변 분자구름 영상을 비교한 결과, 북동쪽 제트가 분자구름의 고밀도 핵과 충돌, 굴절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은 별에서 분출되는 제트와 암흑성운 사이의 정면충돌 장면을 포착한 최초의 연구 결과다. 이 영상에서 색채는 시선방향 속도를 나타낸다. 곧, 우리에게 다가오는 가스는 파란색, 원시성과 같은 속도의 가스는 초록색,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가스는 붉은색으로 나타냈다.
원시성은 성간 분자구름에 속한, 성장 단계에 있는 아기별로서, 성장 과정 중에 빨아들인 물질의 일부를 초음속으로 방출한다. 이렇게 고속으로 분출된 가스는 쌍극분출류로서 관측된다. 이 영상 중심 부근의 회색 물체는 NGC 1333 IRAS 4A라 불리는 매우 어리고 밝은 원시성으로서 약 백만 년 후에는 태양과 비슷한 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원시성은 페르세우스자리에 있는 암흑성운 속에 묻혀있다.
최민호 박사(사진)는 IRAS 4A의 쌍극분출류를 연구하기 위해 분출류의 일산화규소 (SiO) 가스를 Very Large Array (VLA)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했다. SiO 영상은 초음속 충격파에 가열된 가스를 잘 나타내고 있다.
북동쪽 제트의 굴절된 지역은 충돌로 인한 가열 때문에 굴절되지 않은 지역보다 더 밝게 빛난다. 또한, 굴절된 제트 내부의 가스는 충돌에 의해 교란되어 무질서하게 흐르기 때문에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등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 있다. 반면, 흐트러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집속된 남서쪽 제트는 파란색으로 나타냈다. 원시성의 제트가 이렇게 급격히 굴절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이러한 연구를 통해 원시성에서 분출되는 물질과 원시성을 감싸고 있는 성간운 간의 상호작용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