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맨발의 DIVA(디바)'로 널리 알려진 가수 이은미, 그녀가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로 자신의 열성팬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까지 춤추게 하는 멋진 공연을 펼쳤다.
이은미는 31일 하남문화예술회관(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694) 대극장(검단홀)에서 열린 '맨발의 디바, 이은미 콘서트'(사진)에서 자신의 개성을 한껏 살린 열정 넘치는 무대로 '하남문화예술회관 개관 1주년 기념행사'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은미는 오늘 오후 3시에 시작된 첫 번째 공연에서 여느 콘서트장과 달리 다소 경직된 듯한 분위기를 의식, 시종일관 재치 있게 관객들을 리드해 "과연 '라이브의 달인'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펼친 이은미는 국내 여가수 중 최다공연기록 보유자답게 얌전하고 평범한 일반 관객들을 서서히 자신의 페이스로 유인(?), 함께 호흡하는 콘서트를 치렀다. 커다란 몸짓으로 무대를 장악한 이은미는 구수한 입담까지 곁들여 매끄러운 진행솜씨를 뽐냈다.
오늘 공연에는 40∼50대 관객들이 많았다. 20∼30대는 물론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층의 관객들이 콘서트장을 찾았다. 이은미가 부른 노래도 다양한 장르였다.
오늘 오후 3시 공연에서 이은미는 자신이 지난해 발표한 앨범 '트웰브 송스(Twelve Songs)'에 수록된 이문세의 '옛사랑' 리메이크곡을 첫 곡으로 선택했다. 이은미는 또 자신의 스타일로 편곡한 리메이크곡 '봄비'(신중현)와 '무정블루스'(강승모)를 특유의 애절한 음색으로 불러 중장년층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은미가 '아이 러브 록앤롤'(I Love Rock & Roll)을 열창하는 순간에는, 관객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추고, 큰 박수로 동참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공연 시작에 앞서 "티켓 값이 아까운 공연은 결코 좋은 공연이 아니다"라고 밝힌 이은미는 실제로 자신을 비롯한 멤버들 모두 성실한 매너로 콘서트에 임했다. 이은미는 2명의 코러스와 6명으로 구성된 밴드를 이끌고 리메이크곡을 비롯해 '해바라기', '애인있어요' 등 10곡 이상의 노래를 열창했으며, 예정된 공연시간 보다 20분을 초과해 공연을 끝내는 매너로 팬들의 호응에 화답했다.
'맨발로 詩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시선집을 내기도 한 이은미는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는 관객들에게 성우 김세원씨의 목소리로 편집한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영상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은미는 "2년간 우울증에 시달린 뒤 이를 극복하고, 최근 서울을 비롯해 부산, 전주, 대구 공연을 마치는 등 전국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창한 대낮에 열려 관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 오늘 오후 3시 공연에는 전체 객석 911석 가운데 600석 이상이 차는 등 의외로 높은 호응을 보였다. 이어 오후 7시에 열린 공연에는 800명이 넘는 관객이 대거 몰렸다. 공연티켓은 VIP석 5만원, R석 4만5천원, S석 4만원, A석 2만원을 받았다.
콘서트를 관람한 남영애(49, 주부·하남시 창우동)씨는 "가수 이은미도 잘 모르고, 그녀의 노래도 알지 못한 채 콘서트장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가사를 모르는 노래도 전혀 낯선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이은미의 열정적인 무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평했다.
한편, 하남문화예술회관은 하남시 유일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작년 5월 11일 문을 열었다. '재미와 유익함이 있는 공간'을 목표로 지난 1년 동안 대중성과 예술성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