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로 동물사랑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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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로 동물사랑을 전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이상림사육사 동물원 축제서 초절정 인기 누려
  • 기사등록 2005-08-13 11: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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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여종 3,400여마리의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여름밤은 어린아이들과 연인, 그리고 수많은 아기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시원한 여름밤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매일밤 6시와 8시, 2차례에 걸쳐 동물원 정문안 수변무대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동물원 별밤음악회'는 아기호랑이를 비롯 아기사자, 아기오랑우탄, 고슴도치까지 총출동해 관람객들과 함께 만져보고, 안아보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화·목·토요일 저녁 8시45분부터는 100마리 홍학들의 화려한 조명아래 홍학쇼가 펼쳐지며, 수·금·토·일요일 밤 7시 30분부터는 살인미소 방울이와 함께 사진찍기가 펼쳐진다.




동물원 최초의 야간 축제를 펼치고 있는 서울대공원 밤풍경의 한켠에서 예쁜 앵무새를 비롯해 무시무시한 뱀을 목에 두르고 관람객들의 틈바구니에서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하고 있는 뱀 전문사육사 이상림(41사진)씨를 만났다.


서울대공원 아기동물들은 매주 토요일 밤 7시30분이면 마술에 걸린다.


이상림씨는 쉽게 다가오는 판에 박힌 사육사가 아니라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휘하면서 신나고 재미있게 관람객을 매료시키는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상림씨의 마술쇼는 서울대공원의 제1회 별밤축제를 맞아 동물원을 찾는 어린이 손님을 비롯해 모든 관람객들에게 동물원의 적막한 밤의 이미지를 없애고 내실에서 관람객을 맞는 동물들과 함께 좀더 활기차고 신명난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 자원봉사를 자청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다. 이상림씨 스스로 나서 6개월간의 노력에 의한 결실로 동물원의 밤을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매주 토요일 밤 7시 30분.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밤은 어두운 밀림 속에서 아장아장 사육사의 손을 잡고 걸어 나오는 아기원숭이와 방금 엄마 품에서 떨어져 나온 듯한 아기호랑이 남매와 아기사자 남매가 하나 둘 구령을 맞춰 줄줄이 밝은 빛을 따라 나와 관람객 틈에서 이상림 사육사의 마술을 구경한다.


수리수리∼얍!


요상한 기얍소리가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깬다. 무대 앞을 가득 메운 엄마 손을 잡고 나온 꼬마손님과 연인들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우렁차다. 무대 위에는 사육사복을 입은 채 마술사의 현란한 마술쇼가 꼬마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즉석에서 펼치는 온갖 카드(트럼프)마술, 어린이들에게 사탕나눠주기 마술,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한 코믹팬티마술 등 코앞에서 멀쩡히 허를 찔리고 당하는 관람객들의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손놀림이 차분하면서도 빠르다.


누가 뭐래도 이상림씨의 본업은 사육사. 동물을 워낙 사랑하기에 사육사가 되었고 동물사랑에 대한 참사랑을 모든 관람객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동물 마술쇼는 이상림씨에게 있어선 빠질 수 없는 단골메뉴이다. 텅빈 손안에서 감쪽같이 튀어나오는 아름다운 앵무새를 관람객의 머리 위에 올려놓으면 관람객들의 카메라에선 후레쉬가 터지기 시작한다.


어느새 10여종의 마술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면 이상림씨는 커다란 왕뱀을 관람객들의 목에 두르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뱀을 이용한 마술쇼는 모든 사람들이 징그럽고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뱀을 친근한 벗으로 인식을 탈바꿈 시켜 준다.


동료직원들도 마술에 걸렸다…관람객들의 고정관념을 깨라!


전문사육사 경력 6년차인 이상림씨. 지난 '99년 5월1일 뱀 전문사육사로 발령을 받은 후 이제는 사육사라는 직업이 지겨울 법도 한데 어떻게 하면 관람객을 더욱 즐겁게 해 줄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에 싸여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이상림씨는 매일밤 마술학원을 다니며 마술 공부를 시작했다. 눈치조차 전혀 채지 못했던 동료직원들은 뒤늦게 마술사로 변신한 이상림씨를 향해 "귀신에 홀린 듯 이상림사육사에게 마술에 걸렸었다"며 지금은 동물원 최고의 인기사육사로 대 변신한 이상림씨의 변신에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지난해 초부터 이상림씨는 누가 시키기도 전에 매일같이 커다란 왕뱀을 들고 관람객 틈으로 들어가 뱀에 대한 설명을 해 댔지만 그 누구하나 징그럽기만 한 뱀을 반기는 관람객들은 아무도 없었다. 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이젠 동물전문마술사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마술재미에 흠뻑 빠져 지낸다. 실력을 얕보면 곤란하다. 요즘은 마술스승인 허성효프로마술사와 함께 동물원 별밤축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어 초절정의 인기를 누릴 정도다.


아직 이상림씨의 목표는 동물사랑을 전하는 동물마술사로서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 새로운 마술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도 필요하다. 아직은 제대로 구색을 맞춘 마술복 한 벌도 없다.


그러나 어떠한 분야에서든 누구나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남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프로근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상림씨는 대한민국 최고의 뱀전문사육사가 되기를 자청하고 있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수많은 관람객을 맞이하는 동물원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꿈꾸며 오늘도 그는 뱀전문사육사 겸 모든 꼬마손님을 비롯한 수많은 관람객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선사하는 전문마술사로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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