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집안에 무심코 방치한 음식물 쓰레기가 가족의 건강을 노린다"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된 세균이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해 식중독 및 각종 호흡기 질환, 위암 등의 치명적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음식물 쓰레기 내 세균 번식 양상(좌측부터 초기, 3시간 경과, 15시간 경과 모습)
푸름라이프 생명공학연구소의 정인범 박사팀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에 따른 세균오염'을 주제로 한 실험을 통해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를 상온에서 방치할 경우, 살모넬라균, 이질균, 대장균, 아플라톡신균 등 인체에 유해한 세균이 급속도로 번식, 섭취 및 호흡 등의 경로를 통해 체내에 침투해 간암, 식중독, 천식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의 방치상황을 가정, 건조처리를 하지 않은 일반 음식물 쓰레기를 30˚C의 배양기에 넣은 뒤 시간별로 시료를 채취해 세균의 수와 종류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을 함유한 세균은 초기 음식물 상태에서는 1g당 1만여개에 불과했으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10시간 1억개, 15시간 100억개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 균 안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체발암성이 확실한 '제1군 발암원'으로 분류하고 있는 아플라톡신균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물 쓰레기에 번식하고 있는 세균을 현미경으로 1500배 확대한 모습.
또한,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의 잔류가 묻은 손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나 파리 등의 해충으로 다른 음식물에 옮겨지는 경우, 그리고 공기의 확산에 의해 호흡을 통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장염, 기관지 염증에서 심할 경우 위암이 유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건조 처리돼 수분함량을 10% 미만으로 줄인 음식물 쓰레기에서는 세균이 초기 1g당 100개 가량의 균수에서 머무르는 등 미미한 세균 번식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정인범 박사는 "음식물 쓰레기는 깨끗한 가정 한 구석에서 무섭게 배양되고 있는 질병 인자의 보고나 다름없다"며 "음식물 쓰레기는 부패하기 전에 자주자주 방출하고,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하며 열에 약한 세균의 특성상 열건조 처리를 해 관리하는 것이 여름철 질병 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