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사람들!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나 실연을 당한 것이 아니다. 열대야(熱帶夜)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근교에는 다행이 한강·중랑천·양재천 등이 흐른다. 한강의 잔잔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준다. 그러나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동물원의 밤풍경에 어찌 비할 수 있으랴.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밤풍경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안겨준다. 멋들어진 낭만을 갈구하는 시민들은 서울대공원 동물원 별밤축제에서 펼쳐지는 각종 이벤트에서 한여름밤의 색다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동물원 별밤음악회가 펼쳐지는 한켠에서는 매주 토요일 사육사 겸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림씨의 마술쇼가 펼쳐진다.
8월 31일까지 매일밤 6시와 8시, 2차례에 걸쳐 동물원 정문안 수변무대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동물원 별밤음악회'는 음악을 즐기고 싶어하는 가족과 연인들에게 최고의 낭만을 선사한다. 한켠에서는 아기호랑이를 비롯해 아기사자, 아기오랑우탄, 고슴도치까지 총출동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만져보고, 안아보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화·목·토요일 저녁 8시45분부터는 100마리 홍학들의 화려한 조명아래 홍학쇼가 펼쳐지며, 수·금·토요일 밤 7시 30분부터는 살인미소 방울이와 함께 사진찍기가 펼쳐진다. 토요일 밤에는 뱀전문사육사의 뱀마술쇼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동물원 별밤음악회에 출연하는 가수 또한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큰 키에 어울리지 않게 가녀린 목소리로 포크송을 부르는 가수 '이재용'. 그의 노래를 들으면 별빛 쏟아지는 동물원 호수에 잔잔한 음율의 파장이 가슴 깊숙히 밀려온다. 현재 2집 음반까지 출시했으며 올드 팝과 포크송을 주로 부르며 기타와 더불어 하모니카 실력이 대단하다.
20대 젊은층부터 30∼40대까지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발라드가수 허길동. 맑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며 각종 가요제에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1집을 출시해 활발히 활동중이다.
30대 후반이상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 박종호. 7080세대로 그 세대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보이고 있으며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느끼게 한다. 주로 송창식과 정태춘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하는 노래가 일품이다. 그 외 각종 관악기(플룻, 색소폰 등) 연주를 할 때면 관람객과 함께하는 아기동물들의 재롱잔치가 더욱 신명난다.
폭발하는 가창력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락 발라드 가수 엄진서. 지금까지는 지하철 공연을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가수의 대명사가 되어 왔지만 이제는 동물들의 정서안정을 위해 아름다운 노래가락을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노래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열정을 느끼게 하는 가수로 각종 방송출연과 가요제에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2집 앨범을 출시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작곡해 지난해 '제10회 뮤지컬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작곡가겸 가수 차경찬. 현재 작곡과 더불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올드팝을 노래해 감미로운 피아노와 목소리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둥근 달빛아래 잔잔히 들려오는 동물원 이색음악회는 한여름밤 열대야를 피해 나온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낭만과 추억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