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22일 직제령 개정·공포와 함께 출범한 국립환경과학원(구 국립환경연구원)이 개방직 직위와 부처교류 직위를 제외한 간부 전원을 직위 공모한 뒤 절반 가까이를 신진인사로 발탁했다.
간부직원 전원을 내부 직위공모로 선정한 것은 정부수립 이래 국·공립 연구기관에서는 최초 사례다.
이번 인사에서 에코저널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정동일 박사의 환경총량관리연구부장 발탁(전 한강물환경연구소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
정 부장은 과거 국민의 정부에서 역점 추진한 범정부대책인 '한강물관리종합대책'('98년), '낙동강물관리종합대책'('99년) 수립시 수질전문가로 참여해 수질총량관리제도를 도입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 지난해 과학원 직장협의회에서 '과장급 Best 상사'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00년 1월 한강물환경연구소장이 된지 5년 만에 부장직위에 올랐다. 또, 에코저널 편집위원인 최훈근 박사(前 폐기물자원과장)는 제품안전성평가과장으로 전보 발령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직위 공모과정에서 연구부장 5명중 4명을 신진인사로 등용(개방직 1자리는 공모 중)했으며 과장급 23자리중 재공모 대상 1자리(무기물질분석과장)를 제외하고도 9명을 신예로 발탁 임명했다.
직위공모제 전면 시행으로 지난 '78년 연구원 설립 이래 관행화됐던 연구자 보직부여방식(연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일단 보직부여 받으면 정년까지 지속)에 일대 전기를 맞게 됐다. 다시 말해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과제에 가장 전문성 있는 연구자가 연구책임자로 연구팀을 이끄는 연구관 단일 직급제도(일반직의 1-5급 해당)에 충실한 형태로 복귀하게 된 것.
이번 인사는 직위공모가 아니었으면 가까운 시일내에 발탁가망이 없었던 역량 있는 우수 연구자 다수가 간부로 발탁됐고 특히 여성 연구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자연생태부를 맡게 된 오경희 부장은 국립환경과학원 27년 역사상 최고위직에 오른 최초의 여성 연구자인 동시에 과학원에 둥지를 튼 지 10년 만에 부장 직위에 오르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 '02년 8월 생물자원과장에 오른 지 3년 만에 부장직위에 오르게 된 오 부장은 전문성과 함께 강력한 추진력으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일찌감치 과학원의 기둥감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한, 김삼권 신임 환경측정기준부장도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시험·분석의 대가로 '80년대 말 국내 최초로 휘발성유기오염물질(VOCs), 반휘발성 유기오염물질(Semi-VOCs) 등의 분석기술을 연구, 보급했다. 국내 처음으로 다이옥신측정분석방법을 연구개발('90∼'94년)해 보급함으로써 폐기물소각시설 등 국가적 환경현안이었던 다이옥신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전문가다.
과장급에서도 돋보이는 우수 연구자들이 많이 발탁됐는데 여성과장인 최경희 환경노출평가과장은 OECD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화학물질안전성 분야의 전문가다. 류덕희 수질총량과장은 지난해 과학원 직장협의회에서 '연구관급 Best상사'로 선정된 유역관리 및 하·폐수 처리 전문가.
이밖에 최성헌 측정분석과장, 김태승 토양지하수과장, 김종민 환경미생물과장, 장성기 실내환경과장, 서민환 경관생태과장, 박선구 유기물질분석연구과장, 천세억 금강물환경연구소장 등이 이번 내부 직위공모의 관문을 뚫고 등용된 우수 인재들이다.
이에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은 직위공모에 응모한 연구자들을 엄정 평가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3인, 내부 연구자 4-5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응모자의 기본적 자질, 직무수행능력, 리더쉽 등에 역점을 두고 평가를 벌였다.
국립환경과학원 설석진 총무과장은 "새롭게 출범한 국립환경과학원은 기능별 연구조직으로 직제를 개편하고 객관적 연구성과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과 "이번 직위 공모로 역량 있는 연구자들을 발탁 전진 배치함으로써 연구 잘하는 과학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얼개를 마련해 과학원 혁신이 본격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임명된 국립환경과학원 간부들은 3년간의 실적을 평가받아 연임여부를 다시 심사받도록 하는 3+3+3형 보직임기제(실적 우수시 3년씩 2번 연임 허용)를 적용받는다.
이는 구성원 모두가 우수 연구에 경쟁적으로 몰입하는 연구풍토를 조성해 고객만족·성과지향의 우수 연구기관으로 조기 도약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