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은 인류의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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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책임연구원(한국종합환경연구소)


산업화와 경제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물질이 매우 풍요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풍부한 물질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물질을 남용 또는 오용하고 있다.


정부의 부족한 재활용정책과 맞물려 시민들은 물질사용 주기를 줄여가기만 했다. 일부 기업들도 물질남용을 부추겼다. 물질활용에 대한 정부정책과 시민의식 부족, 기업윤리 부족 등의 절묘한 상호작용으로 환경파괴는 물론 미래 후손들이 사용해야할 자원마저도 고갈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구에 있는 물질들은 한정돼 있다. 쓰면 쓸수록 한정된 선택의 폭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간이 활용하려는 물질은 대부분 자연 속에 존재한다. 아무리 채취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물질사용 속도만을 따라 간다면 환경파괴는 당연지사다. 허나 환경파괴만을 우려하며 무조건 막아서도 안 되는 것이 개발과 보존의 양면성이다. 개발과 환경보존은 서로 상충(相衝)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相互補完)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작정 개발 또는 환경보호만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편협(偏狹)한 사고다. 그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인간의 욕심으로 악순환은 고리는 지속된다.


인류가 활용한 물질이 다시 자연으로 혹은 폐기되는 기간이 매우 짧아지면서 물질순환의 불균형은 커져만 가고 있다. 폐기되는 것은 앞으로 사용해야할 자원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더욱 심각한 문제지만 물질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그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한다면 환경수용능력을 벗어나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


물질순환 속도가 빠르면 앞으로 후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이 없어지고, 다시 자연 속을 파헤치면서 물질을 채취해야 한다는 반복적 결과가 인류에게 엄청난 손실로 작용한다. 결국 물질순환 속도와 인류의 멸망속도는 상관관계가 있다. 지금 이러한 방식으로 물질을 대하면 물질감소가 원이이든 환경파괴가 원인이든 인류는 멸망하고 만다.


우리가 가정에서 흔히 범하는 물질남용은 음식물, 생활용품(1회용품, 종이, 알루미늄, 플라스틱, 유리병, 비닐팩 등), 에너지 남용 등이다. 생활 속에서 재활용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폐기 혹은 매립이 됨에 따라 오히려 외국에서 폐자원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2년 폐자원 수입비용은 1조7천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서 폐자원 재활용율을 1%만 높일 경우 연간 639억원이라는 외화가 절감된다.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는 하루기준 약 1만1397톤에 이르며, 이를 4톤 트럭으로 나누면 총 2849대 분량이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5조원이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되고 있다. 처리비용만 4천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는 채소류(53.1%)가 주로 배출되며, 그 다음은 육류, 어패류(18.6%) 순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주로 배출하는 곳은 일반가정으로 전체 배출량의 70%를 차지한다. 다음은 음식점과 농수산물유통시장 등이 30%를 배출하고 있다. 일상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일부 재활용되거나 소각처리 등 중간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매립장에 매립된다. 음식물쓰레기는 활용가치가 높은 자원임에도 활용도를 못 찾고 있다. 이 또한 기반시설부족과 관계기관의 홍보부족, 시민의식부족 등이 음식물 재활용을 하지 못하도록 한몫을 하고 있다.


음식물 또한 버리거나 매립하고 태워야할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활용하고 자연으로 천천히 돌려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의 사료화, 퇴비화, 지렁이양식 등 그 활용 방안이 많이 있지만 늘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경제적 논리로 접근을 하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지금은 매립하고 태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효율적 물질순환 및 재활용을 위해서는 경제적 잣대를 대지 말아야 한다. 아니 경제적 잣대를 제대로 대야 한다.


물질 재활용은 부분은 장기적 경제적 잣대를 대야 한다. 현재는 물질 재활용 비용보다 생산비용이 더욱 저렴하게 드는 부분이 많다. 이렇다 보니 재활용하기 보다는 일단 매립 또는 폐기를 하고 재생산하는 쪽으로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비용은 단기적 관점의 비용지출이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재활용비용이 훨씬 저렴할 수 밖에 없다.


환경비용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다. 단기적 생산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공장을 만들고 자원을 취하고 새로운 생산물만을 만들어 낸다면 벌어들인 재화를 모두 쏟아 부어도 환경은 본래 데로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사라진 생물들도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생태계로부터 고립된 인류는 자연을 지배했다는 자만으로 가득 차겠지만 이는 자연에게서 스스로 외면을 자초하는 것이다. 자연의 외면은 곧 인류 멸망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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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9-06 22: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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