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기자
흰등멸구의 발생이 평년(지난 10년간의 평균)의 2.2배에 달해 지난 10년 이래 가장 많은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예찰소를 통해 유아등 채집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발표했다.
중국에서의 발생도 농진청이 중국 남부 6개성에 설치, 운영중인 10개 예찰소에서의 조사결과 '03년의 2.4배, '04년의 10.2배 발생량을 보였다. 중국 정부측의 발표에 의하면 복건성의 경우는 지난 10년간 최고로 발생했으며 강남지방(강서성, 호남성, 절강성)은 지난해 발생량의 3∼5배에 이른다.
농진청은 멸구 발생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멸구가 불빛을 좋아하는 특성을 이용해 전국의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벼 예찰포에 유아등(전등을 켠 상자)를 설치, 여기에 들어온 멸구량을 조사하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조사자료만을 활용했으나 지난 '01년부터는 중국정부와의 협력사업으로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근원지가 되는 양자강 남부 6개성(절강성, 복건성, 강서성, 호남성, 광동성, 광서성)에 10개소의 예찰소를 운영하면서 이들 해충의 발생상황 조사와 함께 중국의 병해충 발생상황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중국 현지 유아등 설치지역.
멸구는 중국 오(吳)나라 때에 대량 발생해 식량부족으로 백성이 굶주려 오나라가 멸망 원인의 하나로 작용하면서 멸오충(滅吳蟲)이라 부르게 된데서 유래하듯이 매우 긴 역사를 가진 해충이다. 우리나라 벼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충인 흰등멸구, 벼멸구, 혹명나방은 저기압 통과시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해충으로 올해는 흰등멸구 발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 친환경기술과 문현섭 지도관은 "전국적으로 흰등멸구가 대발생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수년간 병해충 피해가 없어 농업인의 경각심이 낮은 점이 염려된다"며 "이달 20일부터 30일 사이에 약효 좋은 농약으로 방제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문 지도관은 또, "장마가 끝나고 기온이 높게 지속되면 멸구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돼 지역에 따라 대발생이 예상된다"며 "일반적으로 멸구 방제는 벼멸구를 대상으로 8월 상순에 추진해 왔으나 올해는 흰등멸구를 대상으로 7월 하순에 방제가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진청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혹명나방도 많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세심한 포장관찰과 발생이 확인되면 멸구와 함께 동시에 방제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