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산림청과 문화재청이 각종 문화재 보수에 필요한 우수 국산목재를 원활히 공급하는 한편 각종 재해 및 환경파괴로부터 문화재와 산림을 보호하는 업무에 적극 공조키로 했다.
조연환 산림청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3일 오전 문화재청 소회의실에서 '문화재 보수용 국산 목재공급에 관한 협약'(사진)을 맺고 이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궁궐과 사찰 등 각종 문화재의 보수를 위해서는 수형이 아름답고 나무줄기가 곧으며 직경이 우람한 양질의 금강소나무(일명 춘양목) 목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제시대 무분별한 벌채와 환경파괴 등으로 국내에는 금강소나무가 턱없이 부족해 문화재 보수할 때 외국산 수입소나무를 주로 써왔다.
현재 산림청은 강원도 강릉 성산면, 삼척시 원덕면, 경북 봉화군 춘향면, 울진군 서면 등 전국 36개 지역에 811ha, 88,123㎥(40년 소요물량) 규모의 문화재용 목재 생산림(금강 소나무 군락지)을 지정, 관리하고 있다. 대관령에는 지난 1922년부터 금강소나무 종자를 직접 파종하는 방식으로 가꾸어 온 400ha 규모의 문화재 보수용 금강소나무 숲을 보유해 앞으로 문화재 보수 및 복원을 위한 금강소나무의 국내 공급이 가능해 졌다.
또한, 작년 11월에는 두 기관이 문화재 보수, 복원용 건축자재로 활용할 1,111그루의 금강소나무 묘목을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에 심고, 150년 동안 벌목을 금지한다는 금송비(禁松碑)를 세우기도 했다.
산림청과 문화재청의 이번 협약에 따라 국내산 금강소나무 목재를 이용한 문화재 보수, 복원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연환 산림청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이날 만남은 두 정부기관의 수장이 만나 업무협약을 맺는 의미 외에도 문학·예술 경력의 공직자로 이미 잘 알려진 조연환 시인과 유홍준 미술평론가 겸 미술사학자가 만나 특유의 예술가적 기질과 공감을 통해 두 기관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업무협조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조연환 산림청장의 경우, '그리고 한 그루 나무이고 싶어라'(시집) 등 5권의 시, 수필집 등을 출간했고 '01년에는 공무원문예대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시인 청장의 명성을 갖고 있다. 유홍준 문화재 청장은 장안에 화제가 됐던 베스트셀러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 다수의 저작활동과 미술평론가 겸 미술사학자로 미술계에서 이미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