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상수원 일대는 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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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양평】수도권 2200만 주민들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팔당상수원 일대가 유원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팔당호 주변의 아름다운 정취가 널리 알려지면서 수도권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데, 특히 인기를 끄는 장소는 남·북한강이 합수(合水)하면서 한강 본류를 이루는 양평군 양수리(兩水里). 이 일대에는 '물과 꽃의 정원'으로 알려진 세미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양수리에서도 두 물이 만난다고 해서 일명 '두물머리'(사진)로 불리는 지역은 고즈넉한 팔당호의 분위기를 감상하기에 제격인데,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휴일인 지난 3일, 남·북한강이 만나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 위치한 일명 '두물머리'에서 불법 영업하는 2곳의 매점. 이 지역은 수도권 2200만 주민들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철저한 수질보호가 요구되는 지역이다.


문제는 세미원이 사전예약을 받고 관람객들을 입장시키는 한편 도시락 등을 먹을 수 없도록 철저하게 통제하는데 반해 '두물머리' 지역은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허가 매점과 식당이 배짱 영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이라는 법적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3일, '두물머리' 산책로 입구에서부터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손님을 맞았다. 1톤 화물차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커피숍과 옥수수 등을 판매하는 차량들이 장사를 벌였다. 산책로를 따라 '두물머리' 방향으로 좀 더 올라가면 '매점'이라고 적힌 몽골텐트가 고정으로 설치돼 영업한다. 옆으로 위치한 무허가 식당에는 끼니를 때우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두물머리'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위치하는데, 인근에 2곳의 매점이 영업하고 있다. 두물머리를 찾는 사람 가운데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흔치 않게 발견된다. 철제휀스 대신 설치된 흙담은 강으로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강가에서 돌을 던지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된다.


이날 양수리 석창원과 세미원을 찾은 관람객은 4천명, 이들 시설을 방문하지 않고 곧바로 두물머리로 향한 인원까지 합하면 휴일 양수리를 찾은 나들이객은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두물머리' 일대에서 몽골텐트를 설치해 고정으로 불법 영업하는 매점.


사람이 많이 몰리면 차량도 증가하기 마련인데, 휴일 양수리 일대 도로는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사람과 차들이 몰리면 팔당호 수질오염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비점오염원'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양수리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무허가 식당 주변의 길을 넒히면서 연밭을 매립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환경부가 수변구역 토지를 매수하는 등 팔당호 수질보호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면서, 현실적인 지도단속은 소홀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환경단체가 올해 실시한 팔당상수원보호지역의 무허가 음식점 난립 현황 조사결과, 환경부와 지자체에서 매년 무허가 음식점을 적발하고 있지만 7차례나 적발된 식당이 계속 영업중이거나 동일 지역에서 다른 이름으로 영업하는 등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적발된 무허가 음식점 중 일부가 물이용부담금을 재원으로 하는 주민지원금을 받으면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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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6-04 11: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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