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상하수도협회는 지난해 개정된 수도법(수도법 제 21조 5)에 따라 법정의무교육 기관으로 지정을 받으면서, 올해 처음으로 상수도분야 리딩그룹을 대상으로 '상수도 최고관리자과정'을 개설했다.
부산본부 현관 앞 전체사진
협회는 알찬 교육과정이 되도록 국내 및 일본 현지 협력기관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교육내용 및 방문일정 등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7개 특·광역시의 본부장 및 수자원공사(전남본부장)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국내(부산)와 일본(도쿄, 오사카)에서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다음은 상하수도협회가 보낸 기고문이다.
서먹서먹한 첫 만남
첫날은 상수도분야에 앞선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맑은 물 공급에 앞장서고 있는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시작됐다. 이날 교육은 다음날 해외교육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참석한 본부장들 상호간 현 상수도 분야의 상황에 대한 공유와 토론을 갖기 위한 자리였다.
우리 협회에서는 물 산업 동향과 함께 현 수도 사업의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의 목표를 재차 알렸다. 이어 진행된 일정은 부산시가 타 시보다 앞서 도입, 운영 중에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의 경험 및 개량사례에 대한 보고다.
특히 기존 오존설비에 과산화수소를 활용해 정수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설명할 때는 본부장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전체토론 시간에는 본부장들 상호간 인사와 운영에 대한 방향과 사례 그리고 물 산업 구조개편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로 운영 중인 덕산정수장 견학과 함께 부산 수돗물 브랜드인 '순수'의 병물 생산 공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국내일정을 마쳤다.
일본수도협회(JWWA)를 넘어서
둘째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참가자 전원은 일본도착 후 바로 우리 협회와 유사한 성격과 사업을 하는 일본수도협회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일본수도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마련됐다.
무라모토 연수국제부장이 일본수도협회를 대표해 일본 수도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일본 수도가 현재와 미래의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있는지와 최근 우리나라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민간위탁 및 민영화부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일본이 인구감소 및 원수의 수질문제 등의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는 말에는 참석자대부분이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미래 도쿄도 수도국의 모습 '수도장기구상'
일본에서의 둘째 날은 일본에서 가장 앞선 도쿄도 수도국을 방문햇는데, 최대·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도쿄의 수도에 대해서 참가자 모두가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박명현 본부장은 도쿄도와 자매도시인 만큼 상호협력에 불씨를 당기는 기회로 삼자는 인사말을 미소노 수도국장에게 건넸다. 미소노 수도국장은 흔쾌히 수락을 하며 가을쯤에 교류회를 추진하자는 제안했다.
가장 큰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수도사업자답게 국가가 정한 음용수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자체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었다. 도쿄도 수도국은 자체적으로 수도장기구상이라는 계획을 수립해 장래 도쿄 수도가 갖추고 제공해야 할 이상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수도장기구상의 항목들을 하나씩 설명할 때에는 본부장들의 손이 바빠졌다.
도쿄도 수도국은 수도사업에 오랜 역사를 갖고 있기에 정수장 및 배급수 시설 등에 관한 설치 및 운용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었다. 천재지변에 대응하는 정수장 및 배급수 시설의 완비, 백업망 구성 등 어떠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단수의 피해가 없도록 시설을 구축해 나가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도쿄도 수도국의 효율성과 축적된 노하우로 설계된 배급수망을 보며 감탄하는 눈빛을 보였다. 특히 수돗물 불신을 해소시키기 위한 홍보 캠페인을 펼침과 동시에 병물을 제작해 일반 시중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을 보고는 꼭 국내에서도 실현해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도청에서의 일정이 끝난 후 방문한 도쿄 수도의 핵심시설인 수운용센터는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첨단 시설과 철저한 운용계획으로 환경보호 및 에너지 절약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특히 축적된 데이터 및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다음날 운전계획을 수립하는 모습은 철저한 일본인의 본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도쿄 수도역사관은 수도역사와 함께 수도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담당하는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자구노력과 혼마야('혼또-정말이다'의 관서지역 사투리)!!!!
경제위기를 겪은 오사카시의 수도국은 지금 피나는 자구노력을 하고 있었다. 민영화와 직영의 선택기로에서 수돗물의 중요성과 안전을 위해 직영을 택했지만 부가된 조건은 인력감축 및 시설운영의 효율화로 경영상태 개선을 이루는 것이다.
직렬구분을 폐지해 인원감축과 인건비 삭감, 비주류분야 민간위탁 및 무인화 등을 통해 운영의 효율화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었다. 아직 시행 초기라 큰 성과는 보이지 않지만 오는 2010년까지 정한 목표수치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관계자는 크게 염려치 않는 눈빛이었다. 참가자들은 인원감축 방안 및 재무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질문과 함께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도쿄와 마찬가지로 제작하고 있는 병물(혼마야)은 독특한 색상과 정감어린 오사카 사투리로 명칭을 만들어 놓았다. 판매전에 실시한 눈가림 여론조사(Blind test)에서는 일반 시중 병물을 능가하여 맛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오사카 역시 시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해 놓았다. 한편 수돗물 홍보를 위해 만들어 놓은 수도기념관은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게임과 시뮬레이션 시설, 생태학습장 등을 갖추어 놓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상하수도협회가 구심점이 되라!
마지막 날에는 참가자가 모두 모여 토의의 시간을 가졌다. 전 과정을 돌이켜 보며 일본의 국제규격에 대한 대응방법과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일본수도협회가 제정한 'ISO/TC224 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활용성을 거울삼아 국내에서도 회원사들의 단결과 적극적인 대응노력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도쿄의 미래장기구상과 백업망 구축에 대해서는 참가자 모두가 국내에 적용하고 싶어했다.
또한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홍보 캠페인과 사회 교과목에 의무 반영된 내용들은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수단과 방법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오사카시의 경영개선 활동에 대해서는 모두들 남의 일이 아니라며 열성적인 자세를 띄었다. 특히 기능 및 행정 업무의 외주와 직렬 구분 폐지를 통해 자연적인 인원감축을 이루는 등의 경영효율화를 높이는 점은 국내에도 적용 가능한 사항들이라고 참가자 모두가 생각했다. 귀국 후에는 이런 사항들을 현장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우리 협회에도 회원의 구심점이 되어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며 토의를 끝마쳤다.
이번 과정은 국내 상수도정책들을 이끌어가는 리딩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해 정책설정 및 경영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한국상하수도협회는 회원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연수기회를 제공,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본다.
글/한국상하수도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