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자 기자
남해군이 친환경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본격 가동해 그동안 만성적으로 겪어오던 쓰레기 처리와 매립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군은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압축해 자원으로 활용하는 선진 환경기술인 폐기물 전 처리시설(MBT Mechanical and Biological Treatment)을 지난 16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고질적인 민원이 됐던 매립장 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MBT 시설은 생활쓰레기를 1차 고온발효를 통해 수분을 증발시키고 2차로 종량제봉투 안에 들어있는 비닐과 플라스틱, 유리, 고철 등의 재활용자원을 선별한 뒤 마지막으로 유기물을 정제해 부식토로 이용하는 자원 순환형 폐기물 처리시설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 환경선진국에서는 실용화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물과 반찬의 가짓수가 많은데다 소금기까지 많은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음식물쓰레기가 다량 발생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처리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안고 있다.
군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난 2001년 매립, 소각되는 폐기물량을 최소화해 매립지 난을 해소하고 환경오염 예방과 폐기물 재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MBT시설을 도입했다.
생활폐기물 퇴비화 시범설치 운영계획을 수립해 타당성 조사를 거친 뒤 폐기물 처리업체인 바이오컨(주)과 운영협약을 체결하고 군비 4억원 등 모두 12억원을 들여 MBT시설을 설치해 지난 2002년 1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운영초기에는 계절적 영향과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제도적 한계로 문제점도 있었으나 환경부와 환경기술관리공단, 대학 연구기관 등과 연계해 제도적, 기술적 문제점을 해결한 뒤 각종 특허와 신안을 얻기도 했다.
지금은 환경부로부터 신기술을 인정받는 등 시설이 안정화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지만, 시험 가동 뒤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남해군의 이러한 노력은 친환경 폐기물 처리시설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는 것과 바이오컨(주)으로부터 MBT시설 일체를 무상으로 기부체납 받아 운영함으로써 예산 절감과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까지 가능하게 됐다는 성과를 가져왔다.
군 관계자는 "이번 MBT시설은 폐기물 처리량이 평균 1일 10톤, 최대 15톤까지 처리가 가능하다"며 "매립과 소각이라는 폐기물 처리 한계를 뛰어 넘어 만성적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