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원장 서승진)이 전국 해수욕장 주변 송림에서 리지나뿌리썩음병에 의한 피해확산을 우려, 피서객들에게 송림내에서 '불'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리지나뿌리썩음병(병원균: Rhizina undulata, 파상땅해파리버섯)은 미국, 일본 등에서 문제가 된지 오래된 병으로 큰 나무들을 집단적으로 말라죽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82년 경주 남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강릉 경포대해수욕장 소나무림에서 크게 문제가 된 바 있다. 최근에는 서해안 태안, 서산, 서천 등의 해수욕장 곰솔림에서 피해가 급증, 확산중이다. 리지나뿌리썩음병 병해를 일으키는 병원균의 포자가 발아하기 위해서는 40∼60℃에 이르는 고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피서객들이 취사, 쓰레기 소각, 캠프파이어 등을 통해 송림에서 불을 사용할 경우, 모래토양 속에서 휴면하고 있던 포자가 자극을 받아 발아해 주변 소나무에 침입해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해수욕장 내 소각 모습

병든 나무 및 죽은 나무주변에는 접시모양으로 굴곡을 가진 갈색버섯(파상땅해파리버섯)이 발생하는데 이 버섯의 존재는 리지나뿌리썩음병 발생진단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충남 태안군 달산리 해변의 피해지를 4년간 계속 조사한 결과, 수십여 그루씩 군상(群相)으로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해 매년 7m의 속도로 외곽으로 확산되면서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해안 모래토양에서 리지나뿌리썩음병이 발생하면 방제하기가 대단히 어려우므로 소나무임내에서는 쓰레기소각, 취사, 놀이 등 어떠한 형태든 불을 피우는 행위는 철저히 삼가야 한다"며 "여름철 전국 해수욕장 주변 소나무림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므로 송림내에서 소나무들이 집단적으로 고사할 경우, 초기진단 및 방제조치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