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자동측정망에 찍힌 나의 첫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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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좋은 환경이냐?”

“건강한 환경이요.”


교수님께서는 너무도 당연한 대답을 한 나에게 너털웃음과 함께 꿀밤을 주셨다.


나는 옛날 옛적에 환경이 어땠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는 때의 환경은 항상 걱정돼 왔다. 매스컴에서는 종종 오염된 물과 공기를 각인시키며 우리를 겁줬다. 그래서 나는 환경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내가, 내 가족이 건강한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환경에 대한 작은 지식을 익히고 난 후, 내가 갈 길의 첫 발을 환경관리공단에 내디뎠다. 2006년 6월, 나는 중부지사 측정망운영팀 근무를 명받았다. 16년동안 환경에 대한 교육이 책에 있었다면 지금부터의 교육은 현장에 있었다.


입사 직후 바로 현장으로의 출동이 이어졌다. 한강수계에는 총 14개의 수질자동측정소가 있다. 2인 1조가 되어 보통 3개의 측정소를 전담하는데 내가 맡은 곳은 가장 물이 깨끗한 곳 중에 하나인 서상, 의암호, 가평측정소였다. 대학시절 수질실험을 했던 경험을 밑거름삼아 자신감 충만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현장은 이론과는 달랐다. 실험실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 측정기기들은 어렵기만 했다. 측정원리는 비슷하다지만 기계적 요소와 전기적 요소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는 낑낑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배들의 교육으로 내가 배운 이론적 지식들과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을 접목시켜나갈 수 있었다.


“TOC가 2ppm으로 측정됐다면 이 물이 깨끗한 거야?” 하고 묻는다면 현장경험이 있는 나는 한강수계에서 가장 깨끗한 서상측정소와 가장 오염된 신천측정소의 물과 각 측정소의 TOC 측정값을 떠올릴 것이다. 건강한 삶을 살고자 환경을 선택했던 나, 오염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강을 감시하고 있는 수질자동측정망. 나는 이렇게 사회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아직 배울 것이 훨씬 많은 신입사원이지만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 되자던 초심을 끝까지 지킬 것이다.


글/환경관리공단 중부지사 측정망운영팀 김은영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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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2-13 17: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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