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기상청 이성재 관측국장
세계기상기구(WMO)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는 전세계 185개국 회원국은 각 국가에서 관측한 지상 또는 고층의 기상정보를 3시간마다 부호화된 정보로 가공해 교환하며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진, 기상레이더, 황사 등과 같이 특수한 목적에 의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생산한 자료는 서로 교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편서풍 지대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지형적인 특성상 중국과 몽골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특히 황사나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현상과 땅속에서 발생해 피해를 주는 지진 및 지진해일과 같은 현상은 그러한 현상이 발생해 우리나라에 도달하기 전에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일 지진관련 청장회의에서는 북동아시아 지역의 지진 및 지진해일 피해를 줄이기 위해 3국간의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협력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3개국은 자국이나 인근지역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 시 발생시각, 진앙지, 규모 등에 관한 분석 정보를 팩스, 인터넷, 기상전용통신망(GTS)을 통해 즉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는 상호 5개소의 지진관측 자료를 준실시간 제공키로 하고, 일본과는 현재 실시간으로 교환하고 있는 지진관측 지점을 더욱 확대키로 합의해 지진관측자료가 부족한 서해지역을 중심으로 국제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게됐다.
또한 북서태평양지진해일경보체제(NWPTAC)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기상청과는 현재 동해와 남해상으로만 국한된 지진해일 경보지점을 국제해양위원회(UNESCO/IOC)와 합의해 서해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기상레이더 관측자료는 실시간 구름의 이동상황과 강도를 분석할 수 있어 집중호우와 같은 악기상의 예측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지난 6월부터 중국기상청의 4개소(따리엔, 티엔진, 칭따오, 상하이)의 기상레이더 자료를 수신하고 있으며 추가로 옌청의 기상레이더 자료를 추가로 제공받기로 했다.
옌청의 기상레이더 자료를 받게 되면 상하이와 칭따오 사이에 발생하는 관측공백을 해소해 서해상에서 발달해 이동해 오는 악기상 감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황사 발원지와 이동경로의 정량적인 황사 농도 관측을 위해 한중 공동황사관측소를 설립해 작년 3월부터 5개소의 관측자료를 수신하고 있다. 내년 3월을 목표로 황사발원지에 위치한 ‘얼렌하오터’ 1개 지역과 이동경로 상에 위치한 ‘츠펑’, ‘스핑’, ‘칭따오’, ‘단둥’ 등 4개 지역에 황사관측망을 설치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중국기상청이 운영하고 있는 5개소의 관측자료를 실시간으로 받게 되면 모두 15개소의 황사 발원지의 실시간 관측망을 구축하게 되어 더욱 정확한 황사예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 2003년부터 중국 내 3곳(뚜어런, 유린, 장예)에 황사감시 기상탑을 설치해 이들 자료를 통해 황사예측모델의 초기 자료와 검정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요녕성에 위치한 나이만 사막화연구소 내에 황사감시 기상탑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몽골 고비사막에 위치한 도시인 새항은 1년 중 황사가 30일~180일이나 발생하는데 여기에 황사감시 기상탑을 내년 8월까지 설치키로 몽골과 합의했으며 한국과 몽골, 중국, 일본 4개국의 기상청장 협의체를 구성해 황사에 관해 공동 대처키로 했다.
최근 극심해지는 황사나 극값을 경신하고 있는 집중호우, 그리고 지진과 지진해일과 같이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는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