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우리나라의 모든 국립공원을 관리한다(?).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20개의 국립공원이 지정·관리되고 있으며, 18개 국립공원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한다. 공단이 관리하는 국립공원은 지리산 등 15개 산악국립공원과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3개 해상국립공원이다.
현재 한라산국립공원은 제주특별자치도가, 경주국립공원은 경주시,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지구는 여수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국립공원관리가 이원화되면서 NGO, 학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국립공원관리 일원화 필요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1968년부터 1987년 7월까지 20년간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립공원을 관리했으나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했었다. 당시 17개 국립공원을 42개 기관이 분할 관리하거나 하부기관에 위탁·관리시킴으로써 정책집행이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1986년 국가 관리방침이 세워졌으며, 이듬해인 198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립,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자체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의 공단 이관에 어떤 장애가 있는가. 먼저 조직축소로 인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신분상 불안감을 들 수 있다. 공단으로 업무가 이관되면 공원관리를 맡았던 자신들의 설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원의 특수성 및 지역주민의 정서상 이유 등이 관리권 일원화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경주국립공원의 경우, 지난 1998년 경주시가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의 관리권 이관을 건의했으나, 경상북도의회 및 경주시의회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NGO가 주최하는 '경주국립공원의 현주소 및 정책방향 진단' 포럼에 참석한 환경부 담당자가 경주국립공원에 대한 국가 직접관리체제로의 전환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주가 공단에 이관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라산의 경우에는 공원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에 대한 처우문제가, 오동도는 입장료 수익에 대한 보전문제가 관건이다.
고의장 세종대 명예교수(67·자연 및 지형경관학)는 "국립공원 관리를 지자체에서 담당할 경우,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난개발 우려가 높다"면서 "자연경관을 위주로 관리하는 한국형국립공원의 정립과 체계적인 공원관리를 위해서라도 공단으로의 국립공원 관리 일원화는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