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장
최근 웰빙 열풍이 확산됨에 따라 배불리 먹는 것보다는 맛있고, 영양가가 높으며, 기능성 있는 식품에 관심이 높다. 만일 식품에 위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식품은 소비지 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된다.
1997년 우리나라 수산물 시장이 개방되면서부터 수입수산물이 계속 증가하고, 2000년 이후에는 연 평균 93만여 톤의 수산물이 88개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수산물이 우리시장에 수입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원산지표시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기대에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88개국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기도 어려울 것인데 국내산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 수산물품질검사원에서는 안전한 수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하여 세밀하게 수산물을 검사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유해물질이 사용되진 않았는지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산물검사는 색깔, 냄새, 조직감, 외관 등 물리적 요인을 비롯하여, 식중독과 관계되는 미생물, 항생물질·농약 등 위해물질의 화학적 요인, 그리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병리학적인 요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 특히, 외부적 특징이 유사하지만 맛과 기호가 상이한 어종들도 많아 이들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생물은 물론 유전적 요소까지 분석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국내 수산물과 차별화하고 수입수산물로부터 식탁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검사기관의 인원과 장비도 최대한 늘려나가야 하겠지만, 검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체계적 접근이 무엇보다 우선된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은 2005년 수산물정보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여 현재 총 320종에 대한 수입수산물정보를 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입어종정보, 부적합사례정보, 유사어종정보 등이 영상정보와 함께 수록돼 있고, 수산물 전문검사관들이 검사현장에서 획득한 영상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검사착안사항까지 제시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좋은 수산물을 판별하는 길잡이역할을 한다.
일례로 가오리와 홍어는 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서로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시장에 나가기 전에 이 시스템에 접근해 어종정보에서 홍어 또는 가오리를 입력하면, 아래와 같은 사진정보와 함께 그 특징을 볼 수 있어 원하는 어종을 적절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부적합사례 정보란에서는 어류의 복부, 꽃게의 내장, 마른해삼의 내장, 문어다리에 납, 낙지, 조기 등에 물 주입 등의 부적합 사례를 통해서 수산물을 구입할 때 눈여겨봐야 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산물 전문 검사관의 눈높이 상향 표준화를 목표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앞으로 PDA로도 자료를 수신할 수 있도록 사용영역을 확대해 체계적인 검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글/이용수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