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용(홍천국유림관리소 산림토목팀)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과수원 길'이라는 동요속에 나오는 한 소절이다. 동구밖에 핀 꽃은 아카시아 꽃이 아니라 아까시 꽃이라 불러야 맞는 말이다. 아카시아는 열대와 온대지역에 분포하는 상록수이고 아까시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콩과의 낙엽교목(키큰나무)이다.
아까시나무의 이름이 잘못 불리듯 사람들은 아까시나무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점이 있다. 아까시나무의 이름처럼 아까시나무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자.
아까시나무는 번식력이 좋아 다른 식물들이 살 수 없게 만든다
아까시나무는 빛이 많이 들어야 살 수 있는 양수로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뤄 살고 있는 곳은 침범하지 못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까시나무는 콩과 식물로 황폐지를 비옥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아까시나무의 수령은 20년 전후로 20년 동안 열심히 땅을 비옥하게 만든후 다른 나무들에게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조용히 물러난다.
아까시나무는 목재로 가치가 없다
우리주변에서 흔히 보는 구불구불한 아까시나무는 아무렇게나 베어진 그루터기에서 움싹이 돋아 나와 자란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자란 아까시나무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버려져서 목재로써 가치가 없는 나무로 자란 것이다. 어린나무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잘 가꾸면 수령이 30년쯤 된 어른나무가 되었을 때 키가 22m, 굵기는 30cm에 이르는 큰 나무가 된다. 이렇게 자란 아까시나무는 습기에 강하고 단단해 온천의 천정재, 건축재, 농기구재, 포도주통의 원료 등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처럼 아까시나무는 잘 관리될 경우 목재로써 무한한 가치를 가지게 된다.
묘지에 아까시나무가 자라면 뿌리가 관을 뚫고 들어간다
아까시나무는 천근성(뿌리가 얕게 들어가는)수종으로 지표부근에서 옆으로 뿌리가 뻗어나가므로 관을 뚫고 들어가는 일은 없다. 참고로 묘지에 아까시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더 있지만 아까시나무는 꿀이 풍부해 밀원식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아까시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5월에 피는 아까시꽃은 향기뿐만 아니라 모양도 아름다워 아까시나무를 풍경수로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산림청에서 세계최초로 육종한 가시 없는 아까시나무는 사료로써 가치가 높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민족정서로 인해 종을 보존하지 못했지만 아까시나무의 사료로써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미국에서는 대량 번식시켜 이용하고 있다.
사람들의 푸대접에도 묵묵히 자기의 할 일을 다했던 아까시나무. '우리민족을 괴롭히던 일본에 의해 도입된 나무'라는 근거 없는 오해로 인해 푸대접만 받았던 아까시나무다.
지난 100여년간 우리 곁에서 사람을 향한 외사랑 만으로 사람들의 푸대접을 이겨냈던 아까시나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까시나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듯 싶다.
글/윤진용(홍천국유림관리소 산림토목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