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스트레스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규명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생명과학과 김경태(48) 교수팀은 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이 상피세포 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 이하 EGF)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단기적 급성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신장 바로 윗부분에 위치한 스트레스 조절 기관인 부신(Ardenal Gland)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신체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스트레스에 대한 EGF의 역할은 규명되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EGF 수용체가 염증 유발물질인 브레디키닌(Bradykinin) 수용체와 함께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상호작용으로 EGF에 의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혈중 브레디키닌의 양이 많을 수밖에 없는 만성 질병 환자들은 신경이 예민하고 쉽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 이 연구로 증명된 것이다.
또 지난 ‘62년 美스탠리 코헨 박사(’86년도 노벨의학상 수상자)에 의해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세포성장인자 연구에 있어 핵심분야였던 EGF 수용체 연구에도 큰 진전을 가져오게 됐다. EGF는 체내 정상적인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천연 상처 치료물질이기도 하고 과다발현되면 암세포 활성인자로도 작용하기도 한다.
김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세포생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세포생물학회지(Journal of Cell Biology) 5월호(24일 발간)에 발표했다. 특히 이 저널은 뉴스섹션에서 특집기사로도 다뤘는데 “EGF에 의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필수적인 신호 복합체의 요소들을 밝혔기 때문에, 부작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스트레스 조절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억제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