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기자
산림청(청장 조연환)은 국내 처음으로 전국의 산사태 발생 위험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위험지도 작성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전국 산사태 위험지도를 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사태 위험지도는 산사태를 일으키는 지질, 지형 등 산림의 입지환경 요인에 대해 지리정보를 구축해 제작됐다. 이에 따라 전국 산지의 산사태 위험지역 분포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얻어 앞으로 닥칠 장마철을 앞두고 산사태 위험지에 대한 철저한 대책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산사태로 최근 10년간 매년 22명의 인명과 737억원의 재산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지난 ‘02년 태풍 ‘루사’ 내습시 2,705ha의 산사태가 발생하고 ‘03년 태풍 ‘매미’로 1,329ha의 산사태가 발생했는데 태풍의 중심이 통과한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 피해가 더욱 심했다.
하루에 5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호우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호우일수 변화를 살펴보면 ‘50∼’60년대에는 30일 이하였으나 ‘70년 이후 40일 이상으로 확연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지적 게릴라성 호우가 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산악지역 일수록 뚜렷하다.
산림청은 산사태 발생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강우분석을 통해 산사태 예ㆍ경보 기준을 제시했으며, 3가지 인자 중 2가지 이상을 충족하게 되면 예ㆍ경보를 발령토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80년부터 ’96년까지 전국 산사태 발생지를 조사하고 산사태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지질 및 지형인자 7개를 분석, 산사태 발생 위험 판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전국 산사태 발생 위험지도를 제작했다.
이번에 제작된 지도는 데이터상의 분석만을 기초로 제작된 것으로 올해 말까지 지역별 현장실사를 통해 지도의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산사태 발생 위험지도에 따르면 전국 산지에서 발생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지역인 1등급 지역은 전체의 4.5%인 24만ha이며, 2등급 지역(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285만 ha로 52.4%로 나타났다. 또한, 3등급(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225만ha(41.4%), 4등급(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없는 지역)은 95만ha(1.7%)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결과는 실제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산사태로 인한 피해면적이 ‘80년대 200ha/년, ’90년대 300ha/년, 최근 3년간 연평균 700ha/년이었던 것으로 볼 때 산사태 발생의 실질적 가능성은 최대 0.01%에 불과 하지만 재난대비를 위한 소중한 자료로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산림청 치산과 최정인 사무관은 “올해 안에 산사태 위험지도를 인터넷을 통해 행정자치부 국가안전시스템, 시도행정정보망과도 연계, 국가재난 업무에 최대한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이번에 제작한 ‘산사태 발생 위험지도’를 바탕으로 ①산사태 발생 취약지 집중관리 ②GIS를 이용한 산사태위험지 관리시스템 구축 ③범정부적 수해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사방댐·예방사방 확대 ④참나무류 등 심근성 수종 식재를 통한 방재림 조성 ⑤기상예보에 따른 주의보·경보 등 산사태 발생 사전 예보제 실시 등 향후 장마철 수해에 대비한 대책을 계획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