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 기자
황우석 교수(사진)가 난치병 환자의 세포로 면역거부 없는 배아줄기세포 복제 배양에 성공,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황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뇌척수손상, 치매, 뇌졸중 등 특별한 치료법이 없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는 19일 오후 7시(한국시간 20일 오전 3시) 영국 런던의 사이언스 미디어센터에서 11명의 환자 체세포 핵을 18명의 여성에게서 받은 난자 185개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11개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난치병 정복을 위한 긴 여정에 첫 발을 디뎠다"고 이번 연구성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56세의 다양한 연령대 남녀 및 각종 난치병(당뇨병, 척수손상, 선천성 면역결핍증 등)을 지닌 환자의 체세포를 떼어 줄기세포의 복제 배양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남녀 구분 없는 줄기세포 이용 치료의 실용화를 크게 앞당기고 난치병으로 인해 손상된 세포의 대체가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 발표한 황 교수의 연구 결과는 건강한 여성 자신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질환 치료와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이렇게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통해 줄기세포 배양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간 임상적용시 우려했던 질병 전염의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 연구팀은 실제 이번에 확립된 줄기세포와 환자와의 면역관계를 시험관에서 조사한 결과 전혀 면역 거부반응 없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은 지난해 2월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을 발표할 당시의 0.4%에서 6%가량으로 15배 이상 높아져 효율성도 크게 향상됐다.
이번 연구결과의 또 다른 성과는 새로운 신약개발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적합한 약제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응용될 수 있으며, 그간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유전적 질병에 대해서도 원인 규명과 치료방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 과학계는 황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공동 연구팀의 미국측 책임자인 제럴드 셰튼 교수는 "백신이나 항생제 발견보다 더 큰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며 “한국 서울에서 생명과학 혁명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고 격찬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 더글라스 멜튼 교수도 "황우석 교수의 연구결과는 처음으로 실험실에서 면역 결핍과 당뇨병의 발병 기전을 밝힐 수 있는 획기적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분화된 줄기세포가 생체 내에 주입됐을 때 암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동물 실험을 통한 안전성 검증과 특정세포로의 분화기전을 확립해야 하는 등 과제가 남았다"며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