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지죽도 총각·시산도 처녀 결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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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지죽도 총각·시산도 처녀 결혼 ‘행복’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41)’   
  • 기사등록 2025-08-1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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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역시 전라남도 고흥은 서울에서 먼 거리다. 고흥읍(高興邑)은 전라남도 고흥군의 군청 소재지며, 고흥반도의 중앙부에 있다. 1895년 읍내면으로 승격됐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고흥면으로 개칭했다. 

 

고흥군 지도.

1979년 9개 리(里) 35개 마을이 속한 고흥읍으로 승격됐다. 북쪽으로 두원면(豆原面), 남쪽으로 풍양면, 동쪽으로 포두면(浦頭面)에 접하고, 서쪽은 득량만(得粮灣)에 면한다. 

 

옥하리 홍교.

조반(朝飯)을 마치고 고흥읍 옥하리홍교를 둘러본다. 옥하리홍교(玉下里虹橋)는 여산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고흥천에 약 150m 간격을 두고 돌로 만든 두 개의 무지개다리(홍예교)다. 위쪽에 있는 다리는 맨 밑바닥에 다듬은 돌을 놓고, 그 위로 직사각형돌을 무지개 모양으로 쌓았으며, 그 양 옆으로는 다듬은 돌과 막돌을 섞어 쌓아 올렸다. 무지개 모양의 앞면에는 용머리를, 반대쪽에는 용꼬리를 새겨 놓았다. 이 다리는 1871년(고종 8)에 건립되었으며 높이 4.2m, 길이 8.7m이다. 

 

지호마을.

버스에 오르자 고흥읍을 출발한 버스는 약40여분을 달려 지죽도에 도착한다. 지죽도(支竹島) 면적은 1.07㎢이고, 해안선 길이는 6.0㎞다. 지죽대교(지호대교)를 통해 고흥반도와 연결되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명(地名)은 섬 내에 있는 호수가의 지초(支草)라는 풀에서 풀이름 지(支)자와 호수 호(湖)자를 따서 지호도라 부르다가 옆에 위치한 죽도(竹島)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죽도가 됐다고 한다. 지호(支湖)마을에서는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금도 지내고 있다. 

 

거금도에서 바라 본 금강죽봉.

지호마을을 가로질러 인적이 뜸해 우거진 풀숲을 헤치며 남쪽 해안가로 가까이 다가가면 금강죽봉이 나온다. 금강죽봉(金剛竹峰)은 도화면 남단에 있는 섬인 지죽도 태산(또는 남금산)에 있는 주상절리로, 다도해 국립공원의 진주로 불린다. 예부터 바다 쪽에서 보면 마치 바위가 왕 대나무처럼 솟아 오른 주상절리 대를 ‘금강죽봉’이라고 불러왔으며, 2021년 6월에 국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금강죽봉.

금강죽봉은 수직절벽의 높이가 약 100m로 절경을 이루며, 흰색의 응회암(凝灰巖)이 발달한 주상절리로 지질학적 특성을 가진다. 바다와 맞닿은 부분에는 해식동굴이 있고, 바위경사지인 해식애(海蝕崖)와 기암괴석들, 산 능선부의 억새군락지, 바위틈에서 자라는 천년 소나무(곰솔) 등 식생경관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고, 다양한 다도해 경관이 함께 연출돼 경관적(景觀的) 가치 또한 뛰어나다. 

 

촛대바위.

죽봉(竹峰)으로 절벽을 이루는 남쪽 해안으로 잔도(棧道)를 타듯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걷다가 마지막 오름에는 사다리 타듯 급경사로 기어오른다. 산마루 초입에는 송곳바위가 동쪽 바다 건너 나로도 우주선발사기지에서 쏘아 올린 로켓모양으로 하늘을 향한다. 나로도는 우리나라 우주선발사기지가 있는 곳이다. 주변에는 소록도와 나로도 거금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떠돌다 동시에 머문 것처럼 함께 어우러진다. 

 

금강죽봉 아래 도라지꽃.

금강죽봉 옆에 있는 산소.

죽봉의 마루들을 징검다리 밟고 건너듯 아름다움에 취해 다리가 후들거리는 아찔함도 즐거움으로 스며든다. 산 정상에는 묘(墓)가 있는데, 이곳의 묘지는 사람이 죽으면 가까운 곳에 초분(草墳)을 만들어 완전 탈골(奪骨)이 된 후 좋은 곳을 골라 매장한다고 한다. 동쪽의 바다를 굽어보이는 경관이 가히 일품이다. 하산 길은 경사가 남쪽 보다 조금 완만한 북쪽 길을 통해 지호마을로 내려온다. 

 

지호마을 회관.

마을회관에 잠깐 들려 숨을 고르는데, 주민 한 분이 지죽도 근해는 참장어(일명 ‘하모’)가 잘 잡혀 이미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에 전량 수출을 했다고 알려준다. 최근에는 영양가 풍부한 참장어의 맛을 보려고 미식가들의 많이 찾아온다. 참장어는 바다 밑바닥에 사는 어류로 양식이 불가능해 전부 자연산이다. 지죽도 근해에서는 주로 봄부터 가을까지 많이 잡혀서 이곳의 참장어의 가치가 갯장어나 값비싼 민물장어보다는 더 많이 쳐준다고 한다. 

 

하트모양의 대염도.

금강죽봉에 관한 재미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금강죽봉에는 남성 성기를 닮은 한 바위(송곳바위 지칭하는 듯)가 있고, 여기에서 20여 분 배를 타고 가면 시산도에는 여성 음부 모양의 바위가 있다. 두 바위가 마주 보며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 두 바위의 궁합이 좋아서 지죽도 총각과 시산도 처녀가 결혼하면 잘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시산도에서 시집온 처녀들은 대부분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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