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순 기자
【에코저널=서울】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전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HSI)는 지난 19일, 복날을 전통적으로 개고기(보신탕)를 먹는 날에서 반려견과 함께 걷고 뛰며 가족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날로 새롭게 정의하는 소셜 미디어 공익 캠페인 “복날엔, 복스런!”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7월 2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현장 이벤트에는 약 100여 명의 시민과 반려견이 함께 참여해 동물 친화적인 한국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매년 수십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희생되고 소비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개식용 산업 조기 종식을 위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시민들은 2024년 개식용 종식 특별법 통과 이후, 여전히 개 식용 산업에 남아있는 작년 정부 추산 46만 마리의 개들의 보호와 관리 문제에 대해 접하게 됐다. 캠페인 부스를 찾은 시민들은 친구, 가족, 반려견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건강하고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에 동참하며 활기를 띠었다.
참가자들은 캠페인 현장에 마련된 대형 메시지 월에 손글씨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며, 개식용 산업의 조속한 종식과 복날의 새로운 의미 정립, 동물 친화적인 사회에 대한 희망을 표현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는 반려동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그늘막과 물, 간식이 마련되기도 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개식용 종식법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반응과 함께, 동물보호법 강화에 대한 희망도 함께 내비쳤다.
포메라니안 믹스종 ‘만두’와 박가은씨.
포메라니안 믹스견인 만두와 함께 참가한 시민 박가은씨는 “보호소에서 일하던 중 뜬장에서 구조한 개를 입양한 것이 만두이다. 운동을 싫어했지만 만두를 입양하고, 산책을 하며 건강한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식용 종식 특별법이 통과된 날은 국회 앞 집회에 참가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국내에서 반려견은 아직 법적으로 ‘재산’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반려동물을 ‘생명’으로 인정하고 개식용 완전 종식을 위해 힘을 모아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려견 빌리와 함께 참여한 ‘김참새’ 화가는 “법이 제대로 시행돼 개식용 산업의 완전한 종식을 간절히 바란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늘 기억하며, 동물과 자연, 인간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믹스종 ‘다롱‘과 조연진씨.
반려견 ‘다롱이’와 함께 참여한 시민 조연진씨는 “반려인으로서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복날엔, 복스런!’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개 식용 조기 종식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강진아 씨는 “개 식용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은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개 식용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됐다”며 “반려견들과 달리 농장에서 학대당하는 수 많은 개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고, 더불어 동물보호법도 점점 더 강력해져야 한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지난 10년간 개 농장에서 2800마리 이상의 개들을 구조해왔다. 특별법 시행 전까지 개식용 산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농장주들과 협력해 총 18곳의 개농장을 영구 폐쇄했으며, ‘변화를 위한 모델’(Models for Change) 프로그램을 통해 고추·버섯 재배, 생수 유통 사업 등으로 생계 전환을 지원해왔다.
지난 5월, 배우 다니엘 헤니와 함께 청주 개농장에서 67마리의 개를 구조해 입양을 위해 미국으로 이송했다. 안동 대형 산불로 700마리의 개가 희생된 개농장 화재 현장에서 생존한 도사견 7마리를 동물 단체 연합 ‘루시의 친구들’과 협력하여 미국 보호소로 이송한 바 있다.
매년 복날을 맞아 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동물 친화적 사회를 향한 캠페인을 개최해왔으며, 작년 ‘함께해서 행복한 날, 복날’ 이라는 슬로건으로 동참한 동물단체연합 복날 문화제에 이어, 올해는 초복 직전인 19일에 단독 캠페인 ‘복날엔, 복스런!’을 시작, 즐거운 분위기에서 복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이상경 캠페인 팀장은 “복날은 오랫동안 닭고기나 개고기를 먹으며 몸보신하는 날로 여겨져 왔다. 삼복더위를 이겨낸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과도한 육류 섭취가 복날에는 더욱 증가한다”며 “ ‘복날엔,복스런!’ 캠페인을 계기로 앞으로 복날이 고기를 먹으며 건강을 챙기는 날이 아니라, 친구와 반려동물과 함께 신체 활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활력을 얻는 날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복날엔, 복스런!” 캠페인은 말복 다음 날인 8월 10일까지 온라인으로 계속된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인스타그램에 4.6km를 달리거나 4600보를 걸은 사진을 인증하며 동참하고 있다. 숫자 46은 개 식용 종식 특별법 통과 후 여전히 산업에 남아있는 약 ‘46만 마리’의 개들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