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순 기자
【에코저널=서울】재단법인 숲과나눔은 공간풀숲 개관 특별전으로 ‘기록과 기억-함께사는길 30년’전을 개최한다.
숲과나눔은 지난해에 환경운동연합 기관지인 ‘함께사는길’』에 실린 30년간의 자료를 ‘아카이브풀숲’과 ‘에코포토아카이브’ 사이트에 모두 수록했다.
‘기록과 기억-함께사는길 30년’전시는 ‘함께사는길’ 실물 잡지와 ‘이성수’가 촬영한 사진을 통해 한국 환경운동 30년을 기억하고 기록과 아카이브의 가치를 제고하고 확산하고자 기획했다.
‘함께사는길’은 1993년 7월에 창간호를 낸 뒤 단 한 호의 결호 없이 2024년 1월(제작 2023년 12월 31일 종료)까지 간행 후 폐간된다. 조직적 시민환경운동의 원년인 1993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시민환경운동의 주요 이슈와 쟁점을 소개하며 정향의 해법을 모색할 사유 기반이 되었고, 밖으로 세상을 향해 환경운동연합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한국 환경운동사의 모든 장면과 시민의 활동이 ‘함께사는길’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3000컷으로 톺아보는 한국 환경운동사’를 제작해 선보인다. 잘 볼 수 없었고, 드러나지 않았던 환경운동의 숨은 장면(인물)들을 낱낱이 불러와 한 화면에 콜라주 한 것. 우리 환경 운동사에서 굵직한 이슈의 현장도 빼놓을 수 없다. 동강, 매향리, 새만금, 사대강 뿐만 아니라 반핵 시위 현장과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수많은 환경운동가와 시민이 연대해 바다의 눈물을 닦아내는 명장면을 볼 수 있다.
끝내 수호한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누대로부터 지켜온 마을 숲의 귀한 풍경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함께사는길’ 표지는 그리드 방식으로 재배열해 30년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이 사진들을 촬영한 ‘이성수’는 ‘함께사는길’과 30여 년간 동반자로 일하며 우리나라 환경 현장을 기록한 주역이다.
반핵 운동, 그린벨트 보호, 핵폐기장 및 골프장 건설 반대, 동강댐 건설 반대 운동, 새만금 방조제 건설 반대 운동, 4대강 보 건설 반대 운동 등 국가적 개발 사업이 초래하는 환경 파괴 현장을 부지런히 기록했다. 그 기록의 가치는 이번 전시와 <아카이브풀숲www.ecoarchive.org)>에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숲과나눔은 2019년부터 환경정책 연구, 법과 제도 수립, 환경사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필수적인 한국 환경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해 왔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멸실 위기에 처한 환경자료를 한데 모아 정리함으로써 환경보전 활동 역사의 뼈대를 세우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는 의미 깊은 사업이다. 2022년에는 ‘에코포토아카이브(www.ecophotoarchive.org)’의 사진기록을 등록해 통합검색을 할 수 있게 개편해 아카이브의 가치가 계속 확산하는 추세다.
이번 전시는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매체, ‘함께사는길’의 의미와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새삼 확인하는 기회다. 여러 분야의 연구자, 환경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풀숲은 (재)숲과나눔의 ‘아카이브풀숲’과 ‘에코포토아카이브’에 탑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예술과 결합해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전달하고자 탄생한 거점 공간이다. 경복궁역에서 도보로 10분, 사직동 조붓한 언덕길이 시작되는 지점, 넓은 마당과 키 큰 나무가 있는 2층 양옥집 주차장을 개조해 예술공간으로 조성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간직한 이곳은 이제 환경 담론과 문화 예술이 꽃을 피우고 숲을 이루는 새로운 장소로 거듭나게 됐다.
숲과나눔은 2019년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2021년 ‘코로나19 사진아카이빙, 거리의 기술’ 전국 순회전을 개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2024년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가구 형태에 대해 사회학과 문화 인류학 시각으로 접근한 전시, ‘41.6% 1인가구’를 개최했다. 환경박사 장재연의 바다생물 이야기를 ‘800번의 귀향’ 전시회로 개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도 숲과나눔은 ‘환경 문화 예술 전문 공간’ 공간풀숲에서 환경과 예술의 특별한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