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기자
【에코저널=강릉】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27일 강원도 양양군 해안에서 구조된 어린 점박이물범을 약 3개월간의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시켜 6월 25일 강릉 사근진해변 인근 해역에서 방류했다고 밝혔다.
‘점박이물범(Phoca largha)’은 200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관리 중이다. 겨울에 중국 보하이만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유빙에서 새끼를 낳고, 남쪽으로 회유하여봄에서 늦가을까지 우리나라 동해안 또는 백령도, 가로림만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번에 방류한 점박이물범은 현장 구조 당시 별다른 외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피해 도망가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몸길이(약 110cm)에 비해 체중이 12.4kg에 불과해 심각한 탈수와 영양 부족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서울대공원에 치료·관리받고 있는 점박이물범.점박이물범은 구조 다음 날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인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돼 넓은 수조 환경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꾸준한 먹이 공급과 재활훈련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 3개월간의 치료를 통해 6월 12일 기준 구조 당시보다 12.4kg에서 20.1kg 체중 증가한 32.5kg까지 회복했다.
구조된 점박이물범의 왼쪽 뒷다리에는 ‘L0283’이라는 고유번호가 적힌 외부인식표가 부착돼 있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추적 조사결과, 러시아 극동해양 자연보호구역(Rimsky-Korsakov Archipelago)에서 태어나 3월 6일에 방류된 개체로 밝혀졌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안용락 해양생물다양성본부장은 “이번 사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어린 점박이물범이 동해 연안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구조 개체를 방류하면서 동해 해역 내 점박이물범의 회유 경로 등 과학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위성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방류 다음 날 위치를 추적 관찰한 결과, 점박이물범은 방류지점에서 북쪽 15km 지점으로 이동해 먼바다를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해당 개체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은 “앞으로도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을 적극 지원해 다친 해양동물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양보호구역 지정, 해양보호생물의 인공증식 및 자연방류 등을 통해 해양생물 개체군의 회복과 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