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순 기자
【에코저널=안동】지난 3월, 경북 대형산불 현장에서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응급동물진료소를 운영하며 3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의 응급치료를 지원하고, 210마리를 구조했던 루시의 친구들이 다시 안동으로 향했다.
동물보호단체 연대인 ‘루시의 친구들’은 실외사육견 환경개선 활동인 ‘해방 1M’ 프로젝트를 기획, 지난 5월 12일 1차 활동을 시작했다. 6월 24일 3차 활동까지 산불피해 현장 모두 103채의 새로운 개 집과 그늘막을 설치하고, 모든 개체에게 외부구충제 및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지원했다.
실외사육견의 빈번한 임신과 출산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 수의사회’,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 ‘국경없는 수의사회’와 함께 3차례에 걸쳐 158마리의 중성화수술을 안전하게 마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성화 수술 지원과 함께 백신접종과 동물등록은 물론이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동물들의 응급 치료도 함께 진행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실외사육견은 중성화수술 1일전 입소해 내외부 구충과 금식을 진행하고, 수술 후 성별에 따라 최소48시간에서 72시간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정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했다.
실외사육견의 중성화수술은 마당개들의 빈번한 출산을 고려할 때 약 3천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개체수를 예방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실외사육견 사육환경 개선 관심 필요
‘해방 1M’ 프로젝트를 기획한 동물권행동 카라의 김영환 국장은 “실외사육견들의 환경을 개선해 주는 활동이 결국 보호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며 “민간단체가 먼저 시작한 ‘해방1M’ 프로젝트이지만, 정부 정책에 녹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해방1M’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방치된 동물의 환경을 개선하고 사육환경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며, 동물복지를 높이는 활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태어나 1미터 짧은 줄에 묶인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0.75평의 세상이 전부인 비참한 사육방식을 바꿀 수 있는 ‘해방1M’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수의사회, 자원봉사자들과의 견고한 유대감으로 재난지역과 시골 방치 동물들의 공동 돌봄을 지원하고 실외사육견 중성화수술 활동을 지난 3월부터 이어오고 있다.
6월 20일부터 시작된 3차 활동에는 떠돌아 다니는 동물들을 하나 둘씩 거두다 50마리로 늘어난 한 가정의 어려움을 제보 받고, 환경개선·중성화 수술, 백신접종, 동물등록을 지원했다. 응급 치료가 필요한 아픈 동물 21마리를 구조, 남은 동물들을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루시의 친구들 ‘해방1M 프로젝트’에는 도로시지켜줄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보호시민단체 라이프, 코리안독스, CRK, KK9레스큐, TBT레스큐 등 7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재난재해 시 동물긴급피난매뉴얼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번 경북산불을 특별히 국가적 재난으로 판단해 경기도 동물보호 규정을 기반으로 루시의 친구들이 구조한 200마리 산불피해 동물 중 50여 마리를 경기도 반려마루(여주시)에서 위탁 보호하고 있다. 민간 동물훈련시설도 피해동물 50마리를 위탁받아 보호하고 있으며, 10여 개의 기업들의 사료, 물품 등 후원과 봉사가 ‘해방1M 프로젝트’ 활동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