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장흥군 신상리 ‘독립자금헌성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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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장흥군 신상리 ‘독립자금헌성기념탑’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26)’   
  • 기사등록 2025-06-21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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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노력도(老力島)’는 장사리(지금의 장산리)가 뱀 형상이고, 죽도가 너구리 형국이었는데 뱀이 너구리를 잡아먹으러 오다가 이 섬에 노룡이 있기 때문에 오지 못하고 죽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 노룡(老龍)이 있는 섬이라고 하여 노룡도라 부르다가 노력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노력도’.

노력도는 지하수가 좋아 노인들이 장수하는 섬이라고 해서 노력도라 불린다는 설도 있다. 노력도는 회진면에 위치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주도로 가장 빨리 가는 항구를 가진 섬이다. 지금도 해마다 정월 보름날 당산제와 갯제를 지내는 유일한 섬이라고 한다. 

 

한승원소설문학길.

대리를 지나면 소설가 한승원의 생가가 있는 회진면 신상리다. ‘신상리(新上里)’는 동쪽에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지역으로, 신덕리, 상리, 중리를 병합했다. 자연마을로는 신상, 땅잿끝, 삭금, 새터, 울바웃골마을 등이 있다. 신상마을은 본 리가 시작된 마을이다. 땅잿끝마을은 당집이 있어, 삭금마을은 앞에 흰 모래가 깔려있어, 새터마을은 삭금 밑에 새로 된 마을이어서, 울바웃골마을은 이곳의 큰 바위가 둘로 갈라져 비바람이 몰아칠 때 우는 소리가 근방까지 들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회진면 신상리.

신상리는 1130년경 제주고씨가 마을 북편(빈터)에 터를 닦았으나 성촌하지 못하고 지금의 자리로 옮겨 살았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1600년경 김해김씨가 이웃의 용산면에서 이주해 마을이름을 ‘잿몰’이라고 하다가 그 후 밀양박씨, 남양홍씨, 수성최씨가 입촌했다. 1960년에는 농경산업으로 관덕농장이 조성되면서 광산노씨와 평택임씨, 장수황씨가 입촌해 농·수산업을 주업으로 생활하고 있다. 

 

독립자금헌성기념탑.

신상리 지방도로 819호 도로 옆에 있는 독립자금헌성기념탑은 독립투쟁 당시 장흥군 회진면 명덕을 주축으로 의암 손병희(義菴 孫秉熙) 도주의 교령에 의해 235명의 의사들이 독립자금 모금에 헌신한 것을 기리기 위해 2006년 10월 30일에 세웠다. 모금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제의 혹독한 탄압과 착취, 총칼에 의한 식민통치 속에서도 상해로 보낼 독립자금을 모금했다. 

 

이삼오정.

만일을 위해 헌성자들의 내역을 금액 대신 금동, 은동 훈장으로 명시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독립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탑 바로 옆에는 ‘이삼오정(二三五亭)’이란 정자가 있다. 처음에는 버스정류장 같아 지나치려 했으나 내부에는 독립선언문과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장식돼 있다. 이 정자는 독립자금을 헌성한 235인의 뜻을 기리고자 세워진 것 같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교육의 장이 됐으면 한다. 

 

선인들의 혼을 기리는 비.

기념탑 앞 비석에는 회진면 출신 한승원의 글이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지나가는 나그네여 발을 멈추고 우리 선인들의 꿋꿋한 발걸음을 읽으십시오. 하늘로부터 열린 태극의 길(道)은 땅과 바다로 명덕(옛 덕도)사람들의 가슴으로 흘러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일제의 혹독한 탄압과 착취, 그 무지막지한 총칼의 세월 혀를 깨물면서 보릿고개 배고픔 속에서도 허리띠 졸라매고 한 줌 두 줌 좀도리 쌀을 모으고 논밭을 팔고 눈물로 마련한 금반지 은반지를 빼고 고추알바람 속에서 건진 김 한 속 두 속 모아 상해로 보냈습니다. 그 가시밭 헤치고 나아간 우리 선인들의 발걸음을 영원히 기리고 청사에 남기고자 후손들은 가난한 호주머니를 털어 이 조그마한 돌을 놓습니다.’

글: 신덕리(해산) 한승원 문학작가

 

신상리 은행나무.

독립자금헌성기념탑 가까운 곳에는 수령 250년 이상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당산목(堂山木)으로 마을을 지킨다. 처음에는 방풍림으로 심었는데, 이 나무가 성장할수록 마을이 부해진다고 해서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에 제를 지내고 있다. 나무 모양은 반월형이며, 지상 2m 부위에서 8개의 가지가 뻗어 있다. 수고는 23m, 나무둘레는 4m쯤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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