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충무공, 군함 12척 인수한 ‘회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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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충무공, 군함 12척 인수한 ‘회진항’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25)’   
  • 기사등록 2025-06-15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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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회진항(會鎭港)’은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에 있는 국가 어항이다. 조선시대에는 ‘회령포’라 불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백의종군을 명받고 임지로 가는 도중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받아 전선(군함) 12척을 인수, 임진왜란의 전세를 뒤집은 발판이 됐던 곳이다. 

 

회진항.

회진항은 청정 해역과 접해 있어 감성돔, 농어, 갯장어, 낙지 등의 입질 좋은 어종이 많이 잡히기로 유명하다. 갯바위 낚시도 가능하다. 선상낚시를 하려는 낚시꾼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회진항 포토존.

회진항 주변의 많은 횟집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명물인 ‘된장물회’가 특별한 맛으로 유명한데, 이른 시간이라 그냥 지나친다.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준비해간 김치가 시어 버려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으면서 유래했다고 한다. 

 

회진면행정복지센터.

회진항은 소설가 이청준과 한승원의 고향 바다로, 소설 속의 정감 어린 장면들을 그려낸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촬영지이기도 하다. 

 

황금사철나무.

정남진해안도로 주변에는 황금사철나무와 멀구슬나무가 오월 실록의 계절과 조화를 이룬다. 황금사철나무(금사철)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사철나무 중 하나로, 빛을 받으면 고운 금빛으로 변해 ‘황금사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황금사철나무 잎은 멀리서 보면 마치 노란 꽃으로 울타리를 두른 것처럼 황금빛 자태가 너무도 아름답다. 이 나무는 햇빛이 거의 없어도 살 수 있고, 소금기가 있는 곳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다. 

 

멀구슬나무 꽃.

멀구슬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남해안 표고 300m 이하 마을 부근이나 산록에 식재 또는 자생한다. 원산지는 히말라야와 인도다. 열매는 핵과로 달걀 모양 또는 둥근형인데, 담황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천련자(川楝子)’라고 한다. 장내 기생충을 제거하고, 뿌리껍질을 ‘고련피(苦楝皮)’라고 부른다. 풍진(風疹)과 개선(疥癬) 치료에 사용한다. 요즘은 여드름치료제에도 추출물이 함유돼 있고, 친환경 살충제로도 사용한다. 불가에서는 염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장산마을 표지석.

회진항에서 안산고개를 넘으면 회진면 덕산리 장산마을이다. 덕산리(德山里)는 서남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 지역으로, 큰 산 밑이 되므로 덕산리라고 했다. 자연마을로는 덕산, 기바웃골, 대섬, 용약도, 북바웃골, 피란골마을 등이 있다. 기바웃골마을은 기(게)가 많이 잡히던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대섬마을은 앞에 대섬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고, 용약도마을은 지형이 용이 뛰어오르는 형국이다. 북바웃골마을은 북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으며, 피란골마을은 피난민들이 정착한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산마을.

장산마을의 형성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700년경 하동정씨가 터를 잡았다. 그 이후 남양홍씨, 해남윤씨, 김해김씨, 광산김씨 등이 입주했다. 마을의 형국이 ‘긴뱀(蛇)’의 모양과 같다고 해 ‘장사’ 또는 ‘장사등’으로 불려오다 지금의 ‘장산’으로 정착됐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마을 진입로공사를 할 때 뱀의 혈(穴)이 잘려 마을에 불운이 자주 발생했다. 1980년 3월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아치형 도로로 잘린 혈을 이어주자 불행은 사라지고, 경사만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리마을 표지석.

장산마을을 지나 정남진해안도로(회진로)를 따라 기바우산(70.5m) 안쪽 고개를 넘으면 우측으로 노력도로 가는 연륙교와 갈라지고, 우리의 발걸음은 회진면 대리마을로 향한다. 회진면 대리(大里)는 고려 말 고씨가 토수 원도청이라 칭했고, 그 후 도청리라 불리다 1905년경 대리로 개칭했다. 

 

명덕초교가 있는 대리마을.

대리에 있는 명덕초등학교(明德初等學校)는 1933년 5월 대덕공립학교 부설 덕도 분교로 시작해 그 동안 4172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31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김해김씨 3세 충효정려.

대리마을에는 ‘김해김씨 3세 충효정려’가 있다. 김남주(1800∼1872)와 아들 김정현(1819∼1888), 손자 김양규(1837∼?) 등 3대에 걸쳐서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지극 정성으로 효를 실행해 김남주에게는 예조판서, 아들 김정현에게는 호조참판, 손자 김양규에게는 좌승지 겸 경연참찬관을 증직하고, 충효정려를 건립했다. “효는 모든 행동의 근본[효백행지본(孝百行之本)]”이라고 했던가! 핵가족화로 집(House)만 있고, 가정(Home)이 사라지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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