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 재치 만점 가이드, 알고 보니 북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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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재치 만점 가이드, 알고 보니 북한 주민
  • 기사등록 2025-03-02 23:05:27
  • 기사수정 2025-03-10 17: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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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하이난】‘중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관광지 하이난 성(海南省)에서 재치 있는 유머로 한국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웃게 하는 가이드를 만났다.

 

하이난 녹회두공원에서 바라본 싼야만.

2일 하이난 싼야시(三亚市)에서 26명의 한국 관광객 안내를 맡은 A씨(남)는 조선족 발음이지만,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자연스러운 농담도 계속 이어가 한국도 몇 번 방문한 것으로 짐작했다.

 

놀랍게도 A씨는 조선족이 아니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가 평양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는 사실이다.

 

하이난 싼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가이드를 하고 있는 A씨.

북한 주민이 중국 하이난에서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이드를 한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 

 

6녀 1남의 막내아들인 A씨가 하이난에서 가이드를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이유는 북한에 거주하지만, 국적은 중국이기 때문이다.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A씨 아버지는 북한에 정착한 중공군 3천명 중 한 명이다. 연로한 A씨 부모님 모두 한족이고, 한국전쟁 이후 현재까지 북한에 함께 거주해오고 있다. 

 

녹회두공원의 고개 돌린 사슴상.

리족의 전설을 담은 고개 돌린 사슴상과 싼야만의 멋진 전망을 감상하기 좋은 싼야 녹회두공원(鹿回头公园)을 안내한 A씨는 남·북 관계를 의식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은 자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초 단둥시(丹东市)를 거쳐 11월 5일 하이난으로 온 뒤 현재까지 거의 쉬지 못하고, 가이드 일을 해왔다”며 “사실 한국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이난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인 대동해국제쇼핑센터(大东海国际购物中心). 건물 외관이 파인애플을 닮아 ‘파인애플몰’로 불린다.A씨는 “조선에서는 잘생긴 사람에게 ‘이쁘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곱다’라고 표현한다”면서 “못생긴 사람에게는 ‘억울하게 생겼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A씨는 오는 3월 말 이후에는 북한의 집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5월 말부터는 다시 중국으로 가서 백두산 가이드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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