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순 기자
【에코저널=부산】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Luis Vayas Valvidieso) INC-5 의장이 오늘(29일) 정오에 개정된 플라스틱 협약 초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Luis Vayas Valvidieso) INC-5 의장.(저작권·사진제공 WWF)
이번 개정 초안은 최종 협약문의 기초 문서로 논의될 예정이다. WWF(세계자연기금)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에서는 개정 초안이 토요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하루 빠르게 발표된 데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WWF는 협약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조치를 약화하려는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이릭 린데붸에르그(Eirik Lindebjerg) WWF 글로벌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분과별 회의 논의가 지지부진하여 비생산적이라는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된 끝에, 어제 본회의에서 일부 국가의 지연 전략에 맞서 신속히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었으며 이에 대해 의장이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번 개정 초안에 모든 핵심 조치가 포함되도록 논의할 시간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으며, 협상단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해 필요한 강력하고 야심 찬 조치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가 강력한 협약의 필요성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이들의 야심을 끝까지 밀고 나갈 용기”라고 덧붙였다.
WWF LED 홍보트럭.(저작권·사진제공 WWF)
11월 28일 협상에서는 협약의 핵심 요소에 해당하는 몇 가지 중요한 조항이 논의됐다. 강력한 문안을 위한 여러 프로포절이 제출됐고, 이에 대한 폭넓은 지지가 일부 있었지만, 진전된 부분은 많지 않았다. 제품 설계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추가 논의는 없었다. 오히려 논의해야 할 옵션만 늘어나 협상과 조율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항목의 평가는 2일 차의 ‘녹색’에서 3일 차에는 ‘노란색’으로 조정됐다.
특정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세계적인 구속력 있는 금지·단계적 퇴출
프로포절은 ▲특정 플라스틱 제품의 단계적 폐기를 위한 구속력 있는 의무 ▲제품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별 조치 ▲조치가 필요한 특정 제품 선별 절차(기준 포함) 등 세 가지 주요 카테고리를 다뤘다.
일부 국가들은 구체적인 조항을 생략하는 옵션도 제안했다. 비공식 협의가 진행됐지만, 공식적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합의된 문안 작성을 지지했지만, 소수 국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되는 특정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전 세계적인 구속력 있는 금지·단계적 퇴출
화학물질 관련 프로포절 또한 구속력 있는 의무, 국가별 접근 방식, 조치가 필요한 특정 제품 선별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다뤘지만, 깊게 논의되지 못했다. 일부 국가는 이같은 내용을 반대했으며, 다른 국가들은 비공식 협의 재개를 요청했다. 대부분 국가들이 합의된 문안 작성을 지지했지만, 소수 국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무독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품 설계·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
제품 설계에 대한 추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다섯 개의 새로운 프로포절이 공개됐다.
필리핀과 영국은 구속력 있는 의무를 위한 주요 내용을 포함했다. 필리핀은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예외를 두는 조항도 포함했다.
중국은 중요한 의무 사항과 시스템, 설계 기준 및 지침을 포함한 포괄적인 조항을 제출했으며, 첫 번째 당사국 총회(COP)가 기준이나 원칙을 포함한 지침을 채택하도록 명시했다.
튀르키예는 구속력 있는 의무 및 다른 옵션을 결합한 내용을 제출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비구속적인 내용을 제출했다.
전반적으로 EU, 영국, 필리핀의 제출안이 가장 강력했으며,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조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스템 전환을 위한 충분한 재원과 자원 확보
협상 초기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졌고, 두 번째 회의에서 본격적인 문안 협상이 진행됐지만, 이후 괄호 내용이 많아지면서 방대한 문안으로 이어졌다.
가나는 플라스틱 폴리머 수수료 내용을 포함한 프로포절을 제출했으며, 이집트와 인도네시아도 프로포절을 제출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그룹, GRULAC, 쿡제도, 피지, 미크로네시아 연방국이 프로포절을 공개했다. 다양한 재원을 동원해 효과적인 이행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 재정 패키지의 핵심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행 조치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보고(Reporting), 효과성 평가(Effectiveness Evaluation) 및 모니터링(Monitoring)에 관한 추가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련된 여러 프로포절이 제출됐지만, 이를 간소화할 명확한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보고와 효과성 평가의 절차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국가들이 수정안을 채택하기 위해 투표 방안을 제외하자고 주장했지만, 여러 국가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당사국 총회에서 내용적 결정은 3분의 2 이상 다수결로, 절차적 결정은 단순 과반수로 채택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옵션도 제안했다.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저작권·사진제공 WWF)
한편 오늘(29일) 오전 9시 30분 벡스코 INC-5 행사장 입구에서 INC-5에 옵저버로 참여 중인 국제 NGO 단체들이 강력한 협약 성안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 기자회견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