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하남】“전기자동차를 운전해 하남시청을 방문, 민원을 보려면 전용주차장 주차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하남시청을 찾은 민원인 A씨의 하소연이다. 실제로 하남시청 주차장에는 민원인이 이용 가능한 전기차 전용 주차장이 단 한 곳도 운영되고 있지 않다. 일부 전기차 충전구역이 있지만, 충전 용도다. 장시간 주차는 허락되지 않는다.
28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청 청사 부설주차장은 전체 495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본관은 지상 30대, 지하 1층 73대를 합해 103대가 주차 가능하다. 나중에 지은 별관은 지상 2대, 지하1층 155대, 지하 2층 117 등 274대가 주차 가능하다.
이밖에 시청 1층 민원동(29)·보건소(21)·의회동·(66)·옆문(2대) 등에는 모두 118가 주차 가능하다. 495대의 주차 공간 중 장애인주차장은 16대가 마련돼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차량, 수소차 등을 위한 ‘전기차량·친환경적 자동차 전용주차구역(이하 ‘전용구역’)은 본관 지하 1층에 집중돼있다. 39대 주차 가능한 전용구역 중 9대는 전기차충전구역이고, 나머지 30대가 친환경적 자동차 주차구역이다. 별관에는 전기차 충전가능 주차구역만 10면이다.
과거 전용구역은 시청 별관 대강당 아래 지상주차장 1층에 2면(2대 주차 가능)을 운영했지만. 작년 10월경부터 전용구역 표시를 지웠다. 현재는 일반차량이 이용 가능하도록 변경된 상태다.
하남시 회계과는 전체 495대 주차 규모에서 장애인주차구역 법정의무면수 3%인 15면(15대 주차 가능)을 초과한 16면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기차량충전구역 법정정의무면수도 2%(10면) 이상인 11면을 확보했고, 친환경적자동차 주차구역 법정정의무면수 5%(25면) 이상인 30면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하남시청 본관 지하 1층 전용주차장 입구. 지정된 공용차량만 출입할 수 있다. 일반차량과 화물차는 출입이 통제된다.
그럼 왜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를 운행하는 민원인들은 전용공간 주차가 힘들까? 이유는 간단했다.
전용구역 주차장이 몰려 있는 본관 지하주차장은 일반차량의 진입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3시 10분경 공용차량 전용인 하남시청 본관 지하 1층 주차장을 확인한 결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 전용주차구역이 텅텅 비어있었다. 같은 시간 시청 지상주차장에는 주차공간 찾기가 힘든 상태였다.
10월 28일 오후 3시 10분경 하남시청 본관 지하 1층 EV차량 전용주차구역이 한산하다.
10월 28일 오후 3시 20분경 하남시청 별관 지상1층 주차장에는 주차공간이 전혀 없다.
하남시민 A씨는 “하남시가 확보했다는 전기차·친환경자동차 전용주차구역은 시민들은 이용 불가능한 자기들만을 위한 공간”이라며 “법정 의무면수 준수라는 수치만 내세워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불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