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기자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한강 하구역 등이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는 사실이 국내최초의 생태계 정밀조사를 통해 재차 확인됐다.
하구역은 육지로부터 풍부한 영양물질이 유입돼 어류, 게, 철새 등 야생생물의 서식지, 산란지, 양육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 특이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한강, 탐진강(전남 강진군), 삼산천(전남 해남군) 등 3개 하구역에 대한 생태계 정밀조사를 벌였다고 12일 밝혔다.
생태계 정밀조사는 지형, 동ㆍ식물상, 식생, 무척추동물, 식물플랑크톤, 동물플랑크톤 등 12개 분야에 걸쳐 이뤄졌다.
금번 조사에서 한강하구역의 경우, 하구둑이 건설되지 않고 민간의 출입이 통제돼 하구 고유의 자연 경관과 습지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었다. 또한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인 저어새, 흰꼬리수리, 매 등 3종의 조류가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종 2급 동ㆍ식물인 재두루미, 개리, 큰기러기, 물수리, 솔개, 말똥가리, 독수리, 잿빛개구리매, 흰목물떼새 등의 조류와 매화마름, 삵, 금개구리, 맹꽁이, 물장군 등 총 17종의 멸종위기 동ㆍ식물 서식을 확인했다.
‘겨울철조류동시센서스’등 다른 조사결과에는 멸종위기종 1급인 검독수리와 멸종위기종 2급인 흑두루미, 흰죽지수리, 큰말똥가리, 털발말똥가리, 새홀리기, 참매, 알락꼬리마도요, 붉은발말똥게 등이 추가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한강하구역에 서식하고 있는 환경부 지정 법정보호종은 멸종위기종 1급이 4종, 멸종위기종 2급이 22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강하구역의 신곡수중보 하류 구간에는 자연적 하구 갯벌, 자유곡류하도(곡릉천), 자연제방, 배후습지 등이 잘 발달했다. 장항습지(고양시)에는 버드나무군락, 산남습지(고양시-파주시)와 시암리습지(김포시)에는 갈대군락, 곡릉천하구(파주시)에는 갈대-새섬매자기군락, 유도와 강화동북부(김포시-강화군)에는 염생습지 등 수변 지역에는 다양한 수변 식생이 폭 넓게 발달했다.
이와 함께 탐진강하구역에서는 멸종위기동물인 수달, 삵, 큰기러기, 다묵장어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의 배설물이 조사지역 전역에서 확인됐으며 멸종위기종 2급 동물로는 큰기러기, 말똥가리, 새홀리기, 흰목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의 조류를 비롯해 삵, 기수갈고둥, 붉은발말똥게, 다묵장어 등 총 9종이 분포했다.
또한 탐진강 하구역에는 조간대가 넓게 발달해 있으며 간석지 외에도 범람원, 자유곡류하도, 우각호 등의 지형경관이 잘 나타났다. 염분 농도에 따라 말똥게, 붉은발말똥게, 기수갈고둥, 참재첩, 풀게, 밤게 등 다양한 무척추동물 및 플랑크톤이 출현하였고, 달뿌리풀군락, 갈대군락, 갯잔디군락, 천일사초군락 등 다양한 수변 식생이 잘 발달했다.
이밖에 삼산천 하구역은 상류부에서 수달의 서식 흔적이 나타나며 방조제 안쪽 고천암호는 가창오리를 비롯한 겨울철새의 월동지로서 이용되고 있다. 수달의 배설물이 어성교(삼산면) 상류의 바위 위에서 관찰됐으며, 멸종위기종 2급 동물로는 가창오리, 큰기러기 등 2종이 조사됐다. 이외에도 육질꼬리옆새우류와 동물플랑크톤 3종 등 총 4종의 미기록종이 발견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자연경관이 우수하고, 다양한 동ㆍ식물상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작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하구역을 대상으로 연차적으로 생태계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