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영산강 역사 간직한 ‘반남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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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영산강 역사 간직한 ‘반남고분군’ 영산강 물길 따라(21)
  • 기사등록 2023-09-16 08:29:01
  • 기사수정 2023-12-24 19: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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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시간이 흐를수록 마음도 몸도 바빠진다. 무안군 몽탄면에서 몽탄대교를 건너 나주시 반남면 고분군으로 바쁘게 이동한다.


영산강은 한강이나 낙동강 등 다른 강에 비해 길이나 유역 면적이 훨씬 작지만, 역사는 그에 못지않다.


                                ▲반남면 고분배치도.


영산강 유역을 포함한 나주와 함평·무안지방에 널려 있는 고분 등 유적이 발굴되는 것을 보면 단군조선 이전의 배달조선 역사가 보이는 것도 같다. 우리가 도착한 반남면에는 자미산성 주변의 대안리, 신촌리, 덕산리에는 고분들이 널려 있다. 반남(潘南) 지역은 반남박씨 본향이다.


자미산성(紫薇山城)의 이름은 성을 의미하는 잣과, 산을 의미하는 뫼·미가 합쳐진 말이다. 성이 있는 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백제 산성 가운데 대표적인 테뫼식 산성이다. 성 안에는 평탄한 건물터와 샘터, 그리고 세 군데 문의 터가 있다. 백제시대부터 후대에까지 중요한 산성 구실을 했는데, 삼별초군이 이곳에 주둔했었고, 고려가 세워지기 전에 태봉국의 왕건과 후백제의 견훤이 여기서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주변에 널린 고분들은 삼국시대, 이 일대에 상당한 세력을 가진 집단이 살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반남면 신촌리 고분군.


전라남도 기념물(제88호)로 지정된 자미산성은 북쪽으로 10km쯤 되는 곳에 나주 회진성(羅州會津城, 전남기념물 87)이 있고, 남쪽으로 월출산, 서쪽으로 영산강이 둘러싸고 있으며, 동쪽은 넓은 평야를 건너 건지산 한치재와 덕룡산 덕룡재를 연결한 크고 작은 구릉들이 영암 국사봉으로 이어져 있어 대평원의 천연 요새를 연상케 한다. 이 지역은 영산강 유역과 남서해안 지역으로 통하는 요충지에 해당한다. 성은 말안장 모양의 산등성이에 흙으로 쌓은 뒤 돌로 보강하는 형식으로 축조됐는데, 둘레가 740m 정도다.


반남면에 흩어져 있는 고분들은 대부분 원형이거나 윗부분이 잘린 피라미드 형태다. 신촌리 6호분이나 덕산리 2호분처럼 앞이 네모지고, 뒤가 둥근 형태[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도 있다. ‘전방후원(前方後圓)’ 사상은 고대 우리 조상들의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지다’라는 우주관이기도 하다. 무덤은 대개 땅 위에 거대한 봉분을 쌓아올린 후 그 꼭대기에서 2~3m 내려간 곳에 여러 개의 독널[옹관(甕棺)]을 묻은 것들로,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람들을 차례로 묻은 공동 묘다.


이때 쓰인 독들은 일반적인 독이 아니고 독널용으로 따로 만들어진 것인데, 길이가 1m에서 1.7m 가량 된다. 입지름이 0.8m에서 1.1m 가량 되는 큰 독 하나를 쓴 경우도 있지만, 주로 두 개의 독을 이은 것들이다. 두 독 가운데 큰 독에 머리 쪽을 넣고 다리 쪽에 작은 독을 씌웠으며, 두 독의 이음새에는 진흙을 발랐다. 독 안과 옆에는 장신구나 무기, 단지 등의 껴묻거리를 묻었다.


                        ▲반남면 신촌리 고분 옹관.


반남고분군 바로 앞에는 2013년 11월 22일 개관한 국립나주박물관이 있으나, 시간에 쫓겨 관람하지는 못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영산강 유역에 남아있는 고고자료를 보존·전시하며, 호남지역 발굴매장 문화재에 대한 수장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도심이 아닌 전원 속에 건립됐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첨단 기술을 문화영역에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열린 문화공간이다. 국내 박물관 최초로 스마트폰의 NFC기술(접촉식 무선통신)을 이용한 전시안내 시스템을 전시실 전관에 도입했다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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