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기자
정부의 각종 규제와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용산 아파트값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스피드뱅크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7월 26일 기준)한 결과 올해 들어서만 13.74%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5월 정부의 버블경고 이후에만 6.70% 오르면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상승폭(0.48%)의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용산구는 정부가 지목한 ‘버블 세븐’지역에서 빠졌었다.
이촌동 LG한강자이 65평형은 연초만 해도 15억∼19억원이었으나 7개월 새 4억7,500만원 올라 현재는 18억5,000만∼25억원선이다. 같은 지역 동부센트레빌 40평형 역시 올초 6억∼8억5,000만원선이었으나 그동안 3억7,500만원 상승해 현재는 10억∼12억원선을 줘야 살 수 있다.
한남 뉴타운 인근의 한남동 현대홈타운 55평형도 연초보다 2억원 가까이 상승한 11억5,000만∼13억원선이다. 보광동 신동아 34평형 매매가도 올 초보다 1억3000만원 올라 5억∼5억3,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이촌동 한강맨션 32평형도 연초보다 5억7000만원 오른 16억∼17억원선이다. 인근 중개업자는 "잇따른 강북 개발 발표로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인들이 호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싼 아파트 단지들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이태원동 남산 대림, 청화, 도원동 도원삼성 래미안 등이 연초대비 1억원 정도 올랐다.
용산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공원조성 및 한남뉴타운,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의 호재가 쏟아지면서 연초부터 아파트값이 들썩인 데 이어 서울시가 'U턴 프로젝트'를 발표한 2월 이후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게다가 정부의 강남 억누르기 영향으로 대체 투자처로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수요가 크게 늘어나 강남권과 대비되는 높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2008년부터 이전작업이 시작되는 용산 미군기지터 일부를 기념공원조성 및 주거·상업·업무·문화시설로 개발하는 '용산 민족 역사공원조성 및 주변지역 정비에 관한 특별법안'이 27일 입법예고됨에 따라 이 일대 아파트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 제일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장마와 여름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개발 재료가 풍부해서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꾸준하기 때문에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