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나주읍성 금학헌 팽나무의 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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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나주읍성 금학헌 팽나무의 소생 영산강 물길 따라(13)
  • 기사등록 2023-08-19 08:16:51
  • 기사수정 2023-12-24 18: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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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나주시 교동의 나주향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나주읍성 영금문이 있다. 사적(제337호)으로 지정된 나주읍성은 고려시대부터 축조돼 남북으로 약 3.53㎞로 평지에 조성된 긴 타원형 형태의 규모로 쌓았다.


동쪽은 동점(東漸)문, 서쪽에 영금(映錦)문, 남쪽에 남고(南顧)문, 북쪽에 북망(北望)문을 두었다. 일제강점기 때 동서남북의 모든 성문과 성루가 철거된 후 대부분 민가가 들어섰다. 밭으로 경작됐으나, 1993년에 남고문, 2006년에 동점문이 복원됐다.


                                       ▲영금문.


서성(西城)문으로도 불리는 영금문은 2007년 발굴조사결과 지하에 유적이 잘 남아 있어 제 모습을 찾아 2011년에 복원했다. 밖으로는 돌로 쌓은 옹성이 둘러있고 누각에는 暎錦門(영금문)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영금문을 복원을 하면서 ‘나주목여지승람’의 기록을 따랐다고 한다. 동학전쟁 때 금성산 월정봉에서 나주를 공격하던 농민군의 공격에 함락되지 않고, 동학군과 영금문에서 협상했다고도 전해진다.


향교 길을 따라 나주목사 내아 쪽으로 향하다 보면 나주경로당 입구 옆에 수령 400년 이상 된 곰솔이 세월의 온갖 풍상을 이고 하늘로 꿈틀대는 모습으로 지금도 승천을 꿈꾸는 것 같다.


곰솔은 소나뭇과의 상록 침엽 교목으로 높이는 20미터 정도며, 5월에 가지 끝에 노란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구과(毬果)로 다음 해 10월에 익는다. 솔잎이 곰 털처럼 거칠다고 해서 ‘곰솔’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바닷바람에 강하고 해변에 잘 자라 해송으로도 부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잣나무를 ‘해송(海松)’으로 부른다.


나주목사내아(羅州牧使內衙)는 조선시대 나주목에 파견된 지방관리인 목사(牧使)의 살림집으로, 건물의 이름은 ‘금학헌’이었다. 언제 지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 대문 옆에 있는 문간채를 고종 29년(1892)에 만든 것으로 보아 살림집 역시 19세기에 지은 건물로 여긴다. 앞쪽에 퇴칸을 둔 ㄷ자형 집으로 앞면 3칸 규모다. 현재 본채와 문간채만 남아 있고,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꾸몄다. 일본강점기 이후 군수의 살림집으로 사용하면서, 원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다.


                        ▲나주목사 내아(금학헌).


내아의 주 건물인 금학헌(琴鶴軒)은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학처럼 고고하게 살고 자 하는 선비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집 옆에는 1980년대 태풍이 몰아치던 날에 벼락 맞은 팽나무가 두 쪽으로 갈라져 고사 직전이었으나, 나주시민들의 지극정성으로 갈라진 곳이 봉합돼 다시 소생했다고 한다.


                             ▲벼락 맞은 팽나무.


시민들은 이를 보고 영험한 금성산 기운을 받은 명당이자 나주목사가 살았던 금학헌의 기운이 살렸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믿음에서인지 최근 금학헌에서 숙박하거나, 팽나무를 안고 소원을 빌면 좋은 일이 생겨난다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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