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영산강 주변 ‘금계국·석류·밀밭’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영산강 주변 ‘금계국·석류·밀밭’ 영산강 물길 따라(8)
  • 기사등록 2023-07-30 09:43:26
  • 기사수정 2023-12-23 08:19:34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월출동을 지나면 북구 오룡동이다. 오룡동(五龍洞)은 법정동으로 행정동인 건국동(建國洞) 관할 하에 있다.


오룡동 백합나무가 도열하는 강둑을 걷다보면 우측으로 있는 ‘첨단체육공원 파크골프장’에는 시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9홀로 조성된 첨단체육공원 골프장은 시민들에게 쾌적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좌측 하천부지에는 드론공원과 실내교육장이 조성돼 드론애호가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금계국.


강둑 아래 산책길로 접어들면 한참 제철을 만난 금계국이 온통 노랗게 색칠을 하고 갈대와 억새의 새순들은 작년에 나와 이미 수명을 다한 묵은 것들과 자리다툼을 하는지 바람에 흔들린다. 모든 생물들의 공통된 행복을 한 가지만 꼽자면 ‘품안에서 자라던 새끼들이 빨리 성장해 자립하는 것’같다. 반면에 새로 태어나 자라나는 후손들을 위해 터전을 비워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묵은 갈대를 보며 머리를 스친다.


                                    ▲석류.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둑방을 거닐 때는 석류나무의 붉은 꽃이 벌써 입안에 신맛을 돌게 한다. 이란이 원산지로 알려진 석류(石榴)는 오래전부터 포도·무화과와 더불어 중요한 과일이었다. 이집트를 탈출한 유대인들은 황야를 떠돌아다닐 때 석류의 시원함을 간절히 바랐다고 하며, 이슬람의 예언자 마호메트는 “질투와 증오를 없애려면 석류를 없애라”고 말했다고 한다. 석류는 9~10월에 노란색 또는 노란 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익는데, 다산을 상징해 혼례용 활옷이나 원삼에는 포도와 함께 문양으로 들어간다.


신가동(新佳洞)은 전형적인 농촌이었으나, 1983년 12월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차관사업으로 주택단지가 조성됐다. 1988년 1월 1일 광주광역시에 편입되면서 인구가 급증했으며, 교육기관으로는 광주보건대학·전남공업고등학교·세종고등학교·운남중학교·광주선광학교·신가초등학교·운남초등학교와 광주교원연수원이 있다. 유물은 초기 철기시대 유적지인 광주 신창동 유적(사적 375), 극락강변의 풍영정(광주문화재자료 4)이 있다.


풍영정(風詠亭)은 김언거(金彦据, 1503∼1584)가 1560년 벼슬을 물러난 뒤 고향에 돌아와 지은 정자로, 1948년에 후손들이 지붕을 수리했다. 김언거는 중종 20년(1525) 과거시험에 합격해 여러 관직을 거쳤으며, 1560년(명종 15) 승문원판교를 끝으로 고향에 내려왔다. 풍영정은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붕은 팔작지붕이다. 정자 안쪽에는 풍영정에 지내면서 교우했던 이황·김인후 등이 지은 현판들과 한석봉이 쓴 ‘제일호산(第一湖山)’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밀밭.


강변 넓게 펼쳐진 밀밭에는 밀들이 노랗게 익어간다. 밀은 BC 1만∼1만 5000년경에 재배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작물 중에 하나다. 석기시대에 이미 유럽과 중국에서 널리 재배했다. 우리나라에서 밀의 재배는 평안남도 대동군 미림리에서 BC200∼100년경부터 추정되며, 경주의 반월성지, 부여의 부소산 백제 군량창고 유적에서도 발견됐다. 밀은 동양에서 보조식량이지만 서양에서는 주식량이며, 쌀과 함께 세계의 2대 식량 작물이다.


우리나라는 밀을 보리와 함께 밭작물로 많이 재배했으나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수확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밀 알곡을 밀가루로 만들어 국수와 빵 등을 만들었으며, 빈대떡과 부침개 등에 사용됐다.


밀 껍데기(밀기울)는 우리나라 전통 술의 발효제로 사용하는 누룩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누룩[곡자(麯子)]은 술의 발효와 숙성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쌀·보리·옥수수·수수·조 등의 곡물을 분해시켜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자 발효원으로, 알코올 발효에 꼭 필요한 원료가 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3-07-30 09:43:26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