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비슬산유가사 ‘찬포산이성관기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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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비슬산유가사 ‘찬포산이성관기도성’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29)
  • 기사등록 2022-12-24 08:26:19
  • 기사수정 2023-12-24 08: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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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88낙동강교 교각 밑으로 이동해 고령교를 지나 달성군 논공읍 성산대교 밑에서 잠시 비를 피한다.


광주대구고속도로는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에서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면에 이르는 길이 181.9㎞의 고속도로다. 1981년에 착공해 1984년에 2차선으로 개통했다. 2015년 12월 전 구간을 4차선으로 확장하고, 명칭을 88올림픽고속도로에서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변경했다. 88올림픽고속도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기념’과 ‘동서화합의 목적’으로 건설해 얻은 이름이다.


성산대교(星山大橋)는 2004년 12월 새로 개통된 고령군 대가야읍∼대구 간의 자동차 전용 고속화도로로서 국도 26호선 고령 진입부에 위치한 다리로, 대구와 고령군의 경계인 낙동강을 가로질러 가설됐다. 대구광역시에서는 달성군 논공읍 위천리의 위천 삼거리에서 진입하며, 고령의 관문 역할을 하는 다리다. 규모는 총길이 860m, 총 폭 20m, 유효 폭 20m, 높이 20.7m다. 다리 밑의 시원한 공간을 이용해 양파를 보관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길마다 빗물이 고여 내를 이룬다. 발목을 빠져가며 도착한 곳은 달성보다.


                                       ▲달성보.


달성보(達城洑)는 달성군 논공읍 하리와 고령군 개진면 인안리를 잇는 낙동강 보다. 취수 기능을 확대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청정에너지인 소수력 발전과 친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건립됐다. 4대강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12월 2일 착공해 2011년 11월 26일에 준공됐다. 총길이는 580m(가동보 162m, 고정보 418m), 높이 9.5m다. 달성보 우안 고령 쪽에는 941㎾ 소수력 발전 시설 3대가 설치됐다.


달성보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살펴본다. 주변에는 ‘파크골프논공달성보구장’ 등 달성노을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서쪽 고령군 개진면 인안리로 지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달성노을공원’으로 명명했다고 하는데, 비 오는 날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생각한다는 것이 호사스럽다. 홍수예방을 위해 건설된 대형 댐 크기의 달성보에는 자전거 길과 산책길이 조성돼 통행이 자유롭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조성된 길을 따라 무듬들을 지나 대구환경공단달성사업소의 최종방류구에서 나오는 물이 용호천을 경유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온다.


대구환경공단은 대구시 전역에서 발생되는 하수·분뇨·생활쓰레기·음식물쓰레기·침출수 등을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립됐다. 대구환경공단 달성 사업소는 달성군 현풍면, 유가면, 구지면 일부 지역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을 처리해 낙동강으로 방류한다. 박석진교에서 마감한다.


오후에는 비슬산유가사로 향한다. 비슬산유가사(琵瑟山瑜伽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다. 내리던 비는 좀 잦아들었지만 그래도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주문을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면 너덜바위 위에 작은 돌로 정성들여 쌓은 돌탑들이 앙증맞고, 유량이 불어난 계곡의 물은 폭포를 이룬다. 조금 더 올라가면 ‘유가사 108돌탑’이 이곳을 찾는 신도들의 신심을 짐작케 한다.


                ▲보각국사일연시비-찬포산이성 관기도성.


유가사 입구에는 “찬포산이성관기도성(讚包山二聖觀機道成)”이란 ‘보각국사일연시비(普覺國師一然詩碑)’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지은 일연(一然)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유가사는 827년(신라 흥덕왕2) 도성(道成)이 창건했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이곳을 ‘포산’이라고 했고, 지금도 이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그래서 시의 내용은 “비슬산에 유가사를 창건한 도성(道成)을 찬양”하는 내용 같다.


일연스님은 가지산문(迦智山門)의 승려다. 가지산문은 신라말기 도의 선사가 전남 장흥군 가지산 보림사를 거점으로 일으킨 산문이다. 도의선사는 우리나라 선종의 원조로 꼽힌다. 선종의 흐름은 고려시대 3대 종파 가운데 하나인 유가종으로 이어졌는데 여기에 일연스님이 있었다. 그래서 비슬산 자락에 있는 유가사나 유가사가 있는 지명인 유가면에서 일연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계단을 밟고 사천왕문과 범종루(梵鐘樓)를 지나면 주황색 지붕의 시방루(十方樓)가 나온다. 시방루(十方樓)의 ‘시방(十方)’은 불교에서 우주에 대한 공간적인 구분으로 동·서·남·북의 사방(四方)과, 동북·동남·서남·서북의 사유(四維)와, 상·하의 열 가지 방향을 말하는 것으로 시간 구분인 삼세와 통칭해 전 우주를 가리킨다고 한다.


시방루를 지나면 본존불인 석가모니불이 중앙에 모셔져 있고, 좌우에 협시불(脇侍佛)로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을 세운 대웅전이 나온다.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세울 경우에는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 한다. 항상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이다. 큰 힘이 있어서 도력(道力)과 법력(法力)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다. ‘대웅(大雄)’은 고대 인도의 ‘마하비라’를 한역한 말로,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일컬은 데서 유래했다.


                                 ▲유가사 전경.


중국의 동북지방과 우리나라에만 대웅전(또는 대웅보전)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웅전 뒤편으로 칠성각이나 산신각(산령각) 또는 삼신당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불교국가를 가보면 석가모니불과 여러 보살을 모신 전각을 봤지만, ‘대웅전’이란 현판을 붙인 전각이 없다. 칠성각이나 산신각이라는 전각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국내 사찰만 보고 다닐 때는 다른 생각을 갖지 않았었는데, 외국의 불교사원을 볼 때마다 그 의문은 자꾸만 커진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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