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왕이 꽃 감상한 ‘상화대’ 있던 화원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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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왕이 꽃 감상한 ‘상화대’ 있던 화원동산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27)
  • 기사등록 2022-12-17 08:54:06
  • 기사수정 2023-12-24 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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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화원유원지로 이동한다. 화원유원지는 화원동산과 사문진역사공원을 포함하고 있다.


화원동산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역사의 숨결이 스민 곳이다. 신라 때에는 토성을 쌓아 행궁(行宮)을 두고 왕이 꽃을 감상한 상화대(賞花臺)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그 때 상화대 자리에는 팔각정이 있어 전망대의 역할을 한다. 조선시대에는 봉화대를 설치해 교통 통신의 중요한 역할을 한 유서 깊은 곳이다.


                      ▲화원유원지(화원동산) 전망대.


1928년 일제강점기 때 대구유원지로 개발돼 1940년 대구시립공원이었으나, 해방 후 방치해 오다가 1978년 10월에 화원 동산으로 개칭했다. 화원동산은 주류 회사인 ‘금복주’가 조성해 1993년 대구시로 기부채납했다. 지금은 대구광역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화원유원지의 사문진역사공원은 2013년에 조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문진(沙門津)은 과거 경상도 관아가 있었으며, 사문진나루터를 통해 대구지역의 물류 중심지로 사람과 물산이 모여들어 성시를 이루던 곳이었다. 사문진나루터는 1900년 3월 26일 미국 선교사 사이드 보탐에 의해 그 당시 ‘귀신통’이라 불리던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유입된 곳이기도 하다. 1993년 사문진교(沙門津橋)가 완공돼 사라질 번했던 것을 화원동산과 함께 사문진주막촌 복원 등 도심형 수변공원으로 조성해 다시 태어났다.


사문진나루터에는 유람선이 운항 중이고, 화원동산에는 꽃시계가 재깍거린다. 사랑나무 연리지는 떨어질 줄 모르고 흐린 날 주막촌은 한가롭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그 많던 화원성산리고분군 중 4기만 남아 있다. 동물원을 지나 사문진 피아노계단은 건반을 밟을 때마다 도레미 소리를 낸다.


화원정(花園亭)과 함께 안동댐에서 옮겨온 송사정(松士亭)은 봄철 벚꽃이 피기만 기다린다. 바쁘게 매점이 있는 전망대 위로 올라가니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하중도(河中島)는 아메리카 지도를 그린다.


금호강(琴湖江)은 길이 116km, 유역면적 2053.3㎢로 포항시 죽장면(竹長面) 북부에서 발원하는 자양천(紫陽川)을 비롯한 고촌천(古村川) 등 여러 하천이 영천시에서 합류해 경산시를 관류하고, 대구시에 들어와 북쪽으로 돌아 달성군에 들어가서 남류(南流)해 낙동강에 합류한다. 금호강의 ‘琴(금)’은 강 주변의 갈대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나는 소리가 마치 가야금 소리와 같다는 의미다. ‘湖(호)’는 금호강의 지세가 낮고 평평해 흐르는 강이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금호라는 지명이 생겨났다.


서둘러 강정고령보를 보다 가깝게 보기 위해 사문진교를 건너 고령군 다사면 곽촌리로 이동한다. 4대 강 16개 보 중에서 최대 규모인 강정고령보(江亭高靈洑)는 경상북도 고령군 다산면과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낙동강의 보로서 4대강 정비 사업 과정에서 부설됐다. 우륵교라는 다리가 있지만 지역갈등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강정고령보 조금 위 죽곡산(竹谷山, 196m)의 능선 아래에는 최근 발암물질 검출로 물의를 일으킨 대구광역시 문산취수장이 있다.


                                 ▲강정고령보.


우륵교는 강정고령보를 통과하는 공도교로 2012년 보가 완공될 때 함께 만든 1등급 교량으로 43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교량이지만, 지금까지 전국 4대 강 16개 보 중 차량 통행이 가능한 5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차량이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대구시 달성군 측이 “우륵교에 차가 다닐 경우 차량 혼잡 및 소음 등 각종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며 차량 통행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성군 쪽에는 ‘강정보 먹거리촌’이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디아크.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 지점에는 독특한 건물이 하나 서 있다. 강과 물,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 아크(The ARC)’다. 4대강문화관이라고도 불리는 디 아크는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으로서 독특한 외관 못지않게 보인다.


세계적인 건축가 하니 라쉬드가 설계한 디아크는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순간과 물수제비가 물 표면에 닿는 순간의 파장을 잘 표현해 조형미와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낙동강의 역사문화와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의 혼(魂)이 함축돼 있는지는 미지수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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