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표’ 스티로폼 안에 건축폐기물 섞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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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부표’ 스티로폼 안에 건축폐기물 섞여 지난해 스티로폼 부표 재활용 13% 불과
  • 기사등록 2022-10-13 1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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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지난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쓰레기가 섞인 부표를 들고 나섰다. 윤미향 의원이 가져온 부표는 스티로폼 안에 건축폐기물이 교묘하게 섞여 만들어져 있다.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647만톤으로 추정된다. 2021년 5월 발표한 ‘제1차 해양폐기물 및 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따르면 정부는 해양 플라스틱 발생량을 2030년까지 60% 줄여 2050년에는 제로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30년까지 7년여가 남은 현재, 해양 플라스틱은 줄어들고 있을까.


해양수산부의 2021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의 쓰레기 가운데 플라스틱 쓰레기 비중은 85.3%, 이 가운데 발포형이 27.8%를 차지한다. 바로 스티로폼 부표다. 윤미향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양식장에서 현재 약 5500만개의 부표가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60%가량인 약 3200만개의 부표가 친환경인증 부표이고, 약 2300만개가 기존 스티로폼 부표다. 정부는 2024년까지 친환경 부표 100%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어장관리법 시행규칙의 개정으로 앞으로 양식장 내 스티로폼 부표 신규 설치가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정부는 스티로폼 부표를 사용을 줄이기 위해 2011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시작해왔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제품 생산자나 포장재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자에게 그 제품이나 포장재의 폐기물에 대해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해당 제품 생산업체에서 거둬들인 환경부담금 일부를 재활용 업체에 지원금으로 나눠주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문제는 부표 상당량이 회수, 폐기, 재활용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연도별 양식용 부자 출고 및 재활용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스티로폼 부표 재활용률은 1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재활용되지 않고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 수 없다.


더구나 ‘친환경’이라는 이름의 부표 재활용률은 3년 동안 전무하다. 2022년이면 최소한 3년 치의 재활용 실적이 있어야 한다. 재활용률 0%라는 것은 부표를 재활용하는 체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미향 의원은 “부표 플라스틱은 재질별로 분류해서 재활용해야 하는데 2021년 현재 64개 업체에서 460개의 친환경 부표 제품이 나오고 있다”며 “재질이 다양해 수거 이후 재활용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플라스틱 재질을 단순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표 안에 교묘하게 숨긴 건축 단열재엔 KS 마크가 선명히 찍혀있다.


부표 생산과 재활용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불량부표가 등장하기도 한다. 단열재 등 건축폐기물이 혼합된 스티로폼 부표다.


환경운동연합은 스티로폼 부표 제작업체에서 일한 제보자의 말을 빌려 “건축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스티로폼 안에 혼합해 암암리에 부표를 제조했었다”고 밝혔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을 아끼고 그 부피만큼 원재료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라는 것.


이 건축폐기물에는 KS마크까지 있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우리나라에서 상당량의 부표가 사용되고 회수나 폐기, 재활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꼼수로 건축폐기물을 부표에 넣어 버리는 행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폐기물관리법 제65조 11항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엄중한 사안으로 원인 파악과 함께 정부가 빠르게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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