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한강과 서해 잇는 ‘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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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한강과 서해 잇는 ‘아라뱃길’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76)
  • 기사등록 2022-08-28 08:34:12
  • 기사수정 2023-12-24 09: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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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게 아라뱃길이다. 그리고 강변을 따라 이어지던 보행길이 뚝 끊긴다. 겨우 가파른 도로 절벽을 기어올라 길을 찾아 나선다. 이정표가 없거나 걸어오면서 보지 못한 결과다.


아라뱃길은 원래 있었던 굴포천의 홍수 때 바다로 물을 빼던 방수로를 좀 더 확장해 2012년에 한강과 연결한 운하로 길이 18km, 폭 80m, 수심 6.3m 규모다. 땅을 파서 육지로 물길을 낸 것은 1638년(조선 인조18)에 안면반도를 끊어 섬으로 만든 이후 처음이다.


                        ▲경인아라뱃길.(2019년 1월)


한강과 서해를 안전하면서도 빠른 뱃길로 연결시키려는 경인아라뱃길 개척시도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 시작됐다.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중앙정부로 운송하던 뱃길은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염하강을 거쳐 경창(京倉)으로 들어가는 항로였다. 염하강은 만조(滿潮) 때만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강화군 불은면 광성리 해안)은 뱃길이 매우 험했다.


                      ▲경인아라뱃길 갑문 관리사무소.


안정적인 조운(漕運)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崔忠獻)의 아들 최이(崔怡)는 손돌목을 피해서 갈 수 있도록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인천시 서구 가좌동 부근 해안에서 원통현(일명 원통이 고개)과 지금의 굴포천을 거쳐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를 시도했지만, 원통현 400m 구간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결국 운하건설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1987년 굴포천유역의 대홍수로 큰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방수로를 신설해 홍수량 일부를 서해로 방류하는 내용의 굴포천 치수대책을 수립하게 됐다. 방수로 시작점(굴포천유역)에서 한강 쪽으로 조금만 더 연결해주면 홍수대비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운하로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민자사업자까지 선정해 사업이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환경단체의 반대와 경제성 논란 등으로 사업은 수년간이나 지연됐다. 굴포천유역의 홍수피해가 계속되자 임시방수로 공사만 우선 착수하게 됐다.


                           ▲경인아라뱃길 정박장.


오랜 기간 경인운하사업계획 및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가 계속됐고, 두 번에 걸친 용역수행 결과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됨에 따라 2008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자사업에서 공공사업으로 전환해 사업시행자를 한국수자원공사(K-water)로 변경, 2009년 3월 착공해 2012년 5월 25일 준공됐다.


아라뱃길의 ‘아라’는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인 ‘아라리요’의 ‘아라’에서 따온 말이자 바다를 뜻하는 옛말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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